“좀 건방지게 들릴 지 모르겠는데…. 글을 쉽게 쓰려면 주제를 잘 이해해야 한다. 경제학자들은 수학은 잘 하지만, 사상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잘 모르면 설명하기도 어렵다. 다음으로 사회적, 정치적 컨텍스트를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 난 다행히 폭넓은 교육을 받았다. 경제학이 전공이지만, 물리학, 역사학, 영문학을 폭넓게 공부했다.”
“수학은 현실과는 관련이 떨어진다. 수학은 사회 현실을 잘 설명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현실 세계보다는 수학의 세계에 빠져있다. 경제학자들은 지난 200년간 자신들이 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 수많은 이론을 만들었다. 실제로 그들은 매우 불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이런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불완전한 정보를 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설명하는 경제학을 발전시키고자 했다.”
“개인적으로 난 FTA에 반대한다. 정말 ‘자유무역협정’을 만드는 것이라면 찬성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정부)관리형 무역협정’(Managed Trade Agreement)이다. 만약 완전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다면 3장짜리 문서로 충분하다. 비관세 장벽을 없애고, 보조금을 없애고…. 그러나 한미 FTA 협정서는 수백페이지다. 두 나라의 특수한 이해관계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두 나라 간의 쌍무적 ‘FTA’는 다자간(多者間) 무역 시스템을 파괴한다. 지난 60년간 쭉 그랬다. 쌍무적 협정은 해당 국가와 다른 나라들을 차별한다. 친구인지, 아닌지 따져서 차별대우를 한다. 이것은 세계 경제나 무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스티글리츠는, 양자간 FTA[강대국의 지정학적 이익을 관철하는 수단]가 다자주의적 무역 질서에 끼칠 영향을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