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쟁쿠르, 1415년 10월 25일
워털루, 1815년 6월 18일
솜, 1916년 7월 1일
아쟁쿠르, 1415년 10월 25일
워털루, 1815년 6월 18일
솜, 1916년 7월 1일
“매개변수가 빠져 해명되지 않는 단층이 보이면 탐정처럼 자료와 인터뷰, 그 무렵의 사건 따위를 다시 뒤지기도 했다.”
“누구를 만나서 젠체하거나 이야기를 많이 하고 나면 공허해지는 것 있잖아요. 집에 가서 부끄러워 죽고 싶고······.”
식탁 곁 담벼락은 튼튼한 돌담이긴 하지만 높이가 허리까지도 안 오고 그 아래쪽은 아뜩한 벼랑이니 굳이 다가갈 생각은 안 난다. 그런데 그 담이 끝나는 지점쯤에 눈에 뜨이지 않는 조그만 팻말이 하나 서있었다. 가로 60㎝ 세로 20㎝센티쯤 되는 하얀 판을 봉(棒) 하나에 꽂아 세우고, 그 작은 팻말에 까만색 단정한 글씨로 또박또박 날개 대여라고 쓰여 있다. … “날개 대여”라니! 시뻘건 글씨로 “추락 주의!”라고 아무리 커다랗게 써 붙여도 모자랄 지점이었다. 그러나 눈 달린 사람이면 한 걸음도 더 가진 않을 곳이었다. 그런 위태로움을 두고 경고도 않고, 겁도 주지 않고, 어쩌다 거기까지 오게 된 사람에게 “날개 대여”라고 나직한 목소리로, 그래도 주의하라 말하는 그 여유와 신뢰가 얼마나 놀랍던지.
예후디트는 내가 진행하는 탈무드 수업에 참관했다. 나는 ‘선조들의 어록’을 가르쳤다. ‘선조들의 어록’은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2세기까지 구전으로 내려오는 유대현인들의 명문집이다. 이 책은 동양의 ‘논어’와 비교할 만한 경전이다. 나는 ‘선조들의 어록’ 2번에 등장하는 문장을 설명하였다. “우주는 다음 세 가지 원칙 때문에 유지 됩니다; 첫째 토라, 둘째 아보다, 셋째 헤세드. 첫 번째 ‘토라’라는 히브리 단어는 ‘경전’이면서 ‘길’이란 의미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자기에게 유일한 ‘길’이 있으며, 매 순간 발걸음이 닿은 길이 바로 ‘목적지’라는 인식이다. 공자가 말한 ‘도’(道)와 유사한 개념이다. 종교적인 ‘죄’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안다 할지라도 그 길에서 벗어나는 행위다. 두 번째 ‘아보다’라는 히브리 단어는 ‘노동’이면서 ‘예배’다. 이 히브리 단어의 이중적인 의미 때문에 1611년 영어흠정역 성경이 히브리 원문에서 영어로 번역될 때, service란 영어 단어가 만들어졌다. 이웃이나 낯선 자를 위해 하는 일이나 노동은 바로 신에게 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자신이 하는 일을 신을 위해 하는 것처럼 행동하라는 삶의 원칙이다. 그리고 낯선 자를 신처럼 섬기라는 윤리적인 명령이다. 세 번째 ‘헤세드’라는 히브리 단어는 ‘변하지 않는 어머님의 사랑’이다.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행동의 둘레를 확장하여 타인을 자신처럼 아끼는 마음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는 적정거리를 우선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가 마음을 열고 100을 주면 저쪽도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90 정도는 줄 사람인가를 평가해 보는 것이죠. 인간관계를 무얼 그렇게 치사하게 재면서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런 적정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100이란 애정을 주었을 때 상대 쪽에서 50만 주면 내 마음에 좌절이 생기고 좌절은 상대방에 대한 분노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계에 있어 처음에 적정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일단 거리를 좁혀 놓게 되면 다시 뒤로 물러날 때 내가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도 한심하게 느껴질 수 있고 상대방도 사람이 왜 변하냐며 비난할 수 있습니다. 잘못은 후배가 했는데 내가 비난받고, 후배의 깊숙한 무의식에는 미안한 마음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마저 편하게 해주게 되는 결과입니다. … 적정거리 유지가 처음부터 필요하지만, 이미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면 내 감정 표현을 자제하면서 서서히 다시 적정거리를 유지하도록 발을 한발 뒤로 빼는 것이 필요합니다.” “평생 후배와 잘 지내고 싶다고 하셨는데 따뜻한 마음으로 친해질 방법은 보이지 않네요. 후배를 공손하게 만들 방법은 보입니다. 힘을 중요시 여기는 후배이니 힘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러면 공손한 태도를 보이리라 생각됩니다.”
자음과모음 “문학서적 편집자인 윤씨는 2014년 사무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려는 강병철 당시 대표에게 문제 제기를 했다가 권고사직 요구를 받았다.” 권고사직을 거부한 “윤씨가 ‘쓰레기장 같은 사무실’로 발령받은 사실이 전해지자 비난 여론이 이어졌다.”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에서 약간의 유익은 얻었으나 공허했다. 그 이유를 오늘자 매일성경에서 찾았다.
“The tongue cannot be tamed with man’s strength alone. This is because the tongue is like the most clever and venomous serpent. So, merely practicing to speak nicely doesn’t solve the problem of the two-sided tongue. It may take time, but we must fill ourselves with God’s words, be ruled by his words and the Holy Spirit, to become ‘people of the 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