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취조 고문을 당하기 위해 건물에 강제로 끌려온 이들이 건물 공간으로 들어서면, 양팔을 포박당하거나 억센 손아귀에 이끌려 철제 계단을 오르거나 층 표시가 없는 승강기에 갇혀 5층으로 올라가면, 길고 어두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어긋나게 배열된 철문들을 지나 칸칸 독방 철문으로 끌려들어 갔다. 문들의 어긋난 배치는 혹시나 문이 열렸을 때 피의자들이 서로 마주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배제하기 위한 처리였으며 동시에 고문이란 예측할 수 없는 정서적 돌연성을 엇각의 벽으로 마감해 공포의 공간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고문당하는 사람의 비명이 복도에 공명으로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