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의 오귀스트 뒤팽,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에드거 앨런 포의 애너벨 리, 나보코프의 애너벨 리 혹은 롤리타
에드거 앨런 포의 오귀스트 뒤팽,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에드거 앨런 포의 애너벨 리, 나보코프의 애너벨 리 혹은 롤리타
“구글 엔그램 뷰어. 내가 인터넷에서 종종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다. 엔그램 뷰어는 1800년부터 2012년까지 출간된 영어책 800만 권에서 특정 단어의 사용 빈도를 조회하는 도구이다. 한계는 많다. 당연하지만 한국어 검색은 안 된다는 것. 한 단어의 여러 뜻을 구별하거나 맥락을 보여주는 기능은 없다는 것. 신문이나 잡지는 제외하고 책만 대상으로 한다는 것. 그렇다고는 해도 강력한 장난감이다.”
“브라우저 주소창에 books.google.com/ngrams 라고 쳐보라. 떠오른 홈페이지의 검색창에 뭐든 궁금한 단어를 입력해보라. 나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심리학’을 입력하고 엔터키를 친다. 순식간에 그래프가 뜬다. 각 단어가 영어로 된 책들에서 얼마나 자주 등장했는가 하는 빈도를 보여주는 꺾은선 그래프다. 그래프를 보니, 자연과학 세 분야 중에서 19세기에는 압도적 일등이었던 화학이 1950년부터 물리학에 뒤졌고 1990년부터는 생물학에도 뒤졌다. 현재가 생물학의 시대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군. 더 놀라운 건 심리학이다. 용어 자체가 화학과 물리학보다 한참 늦게 탄생한 이 단어는 1900년에 이미 과학 세 분야를 앞질렀으며, 오늘날은 세 배 더 자주 언급된다. 20세기는 심리의 시대였다.”
“스페인어 ‘케렌시아(Querencia)’는 피난처, 안식처, 귀소본능을 뜻한다. 투우가 진행되는 동안 소는 위협을 피할 수 있는 경기장의 특정 장소를 머릿속에 표시해두고 그곳을 케렌시아로 삼는다. 이곳에서 소는 숨을 고르며 죽을 힘을 다해 마지막 에너지를 모은다. 투우장의 소에게 케렌시아가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잠시 숨을 고르는 곳이라면,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는 자신만이 아는 휴식 공간이 케렌시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