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에 대한 탐욕으로 일그러진 골룸의 원형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나오는 테르시테스다. “안짱다리인데다 발을 절고 어깨는 오그라들었는데 원뿔 같은 머리통에 듬성듬성 머리털이 난” 테르시테스의 추한 외모는 추한 영혼을 생생하게 보여주려는 호메로스식 묘사 방식이다. 시기심에 불타는 테르시테스는 아킬레우스나 오디세우스 같은 영웅들을 비방하느라 여념이 없다. 헤겔은 <역사철학강의>에서 이 테르시테스에 대해 한마디 했다. “<일리아스>의 테르시테스는 어느 시대에나 있는 인물이다.” 이 테르시테스가 기게스의 반지를 낀 상황을 우리는 오늘 언론 현실에서 발견한다. 권부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방송사를 장악하고서 바른말 하는 언론인들을 짓밟는 짓이야말로 기게스의 반지를 낀 테르시테스의 행태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