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인물들 가운데 최고의 지성을 꼽으라면 아마도 영국의 버틀란트 러셀(Bertrand Russell)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러셀은 어릴 때부터 매우 똑똑했습니다. 교회에 다녔던 그는 총명한 머리로 성경을 굉장히 많이 읽었습니다. 마침내 성경을 목사님들보다 더 잘 안다고 생각되자 그는 성경 지식을 가지고 수많은 목사님들을 골탕 먹이기도 했고, 그들의 무지한 성경 지식을 비웃기도 했습니다. 결국 러셀이 그 해박한 성경 지식을 가지고 쓴 책 제목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입니다. 성경을 근거로 해서 기독교의 허구성을 통박하는 내용의 책입니다. 러셀은 성경을 많이 알았던 까닭에 도리어 예수를 안 믿고 교만해져서 기독교를 우습게 보았던 것입니다. 우리가 말씀을 읽으면 변화되는 것이 분명한데 왜 러셀은 변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성경 지식 때문에 예수를 안 믿게 되었을까요? 그가 알고 있던 그 많은 말씀이 왜 그를 신앙인으로 변화시키지 못했을까요? 참 의아합니다. 제가 그 문제로 고민하다가 마침내 찾은 답이 ‘묵상’이었습니다. 러셀은 성경 말씀을 정보나 지식으로 알았을 뿐 묵상은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말씀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묵상하지 않은 말씀은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지 않습니다. 묵상하지 않으면 말씀 자체를 아는 것이 도리어 영적으로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지식으로만 쌓아 둔 말씀과 묵상으로 내 것이 된 말씀은 전혀 다릅니다. 그 차이 때문에 러셀의 인생이 이렇게 결론 난 것입니다.”(유진소, 「말씀과 함께 하나님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