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uly, 2017

July 31, 2017: 1:32 pm: bluemosesEru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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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0 am: bluemosesErudition

“재능이란 서너 개 부족한 것이다. 그 결핍을 메우려는 분투에서 무언가가 나온다.”(마루야마 겐지)

: 10:48 am: bluemosesErudition

(질문·힌트 등을 주어 말을 하도록) 유도하다

: 10:42 am: bluemosesErudition

“We want to underscore that every question asked by our tutors has a purpose, and that purpose is to assess how students think about their subject and respond to new information or unfamiliar ideas. ‘No matter what kind of educational background or opportunities you have had, the interview should be an opportunity to show off your interest and ability in your chosen subject, since they are not about reciting what you already know. Tutors want to give candidates a chance to show their real ability and potential, which means candidates will be encouraged to use their knowledge and apply their thinking to new problems – with tutors guiding the discussion to ensure students feel comfortable and confident. They are an academic conversation in a subject area between tutors and candidate, similar to the undergraduate tutorials which current Oxford students attend every week.’”

July 30, 2017: 10:04 pm: bluemosesErudition

신형철

0. 좋은 작품은 내게 와서 내가 결코 되찾을 수 없을 것을 앗아가거나 끝내 돌려줄 수 없을 것을 놓고 간다. 책읽기란 그런 것이다. 내게는 그 무엇도 이 일을 대체하지 못한다. 어떻게 아무 기준도 없이 그 많은 책들 중에서 몇 권을 골라낼 수 있단 말인가. 세 개의 기준을 정하기로 한다. 첫째, 소설일 것. 둘째, 시적일 것. 셋째, 짧을 것. 이 기준에 충실히 부합하는 작품 여섯 개를 골랐다. 이 소설들은 거의 완전무결한 축복이다. 소설을 써야 한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 세상에 나온 순서대로 나열한다.

1. 달에 울다 / 마루야마 겐지 _ 언젠가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가장 아끼는 문장을 제시해 보라는 요구를 받았을 때 나는 이 세상에는 ‘불의 문장’과 ‘물의 문장’이 있다고 전제한 뒤에 청년 마르크스의 「헤겔 법철학 비판 서설」과 마루야마 겐지의 이 소설을 (그중에서도 82~3쪽을) 내밀었다. 전자를 읽으면 정신이 타고 후자를 읽으면 영혼이 젖는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내게는 ‘마르크스 그리고 마루야마’다.

2. 다다를 수 없는 나라 /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_ 이 소설의 번역자인 김화영 선생의 말씀. “책을 다 읽고, 그 후 몇 번이나 다시 읽고, 그리고 번역을 하고 마침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그 짧은 문장들 사이에서 배어나오는 기이한 적요함, 거의 희열에 가까울 만큼 해맑은 슬픔의 위력으로부터 완전히 놓여나지 못하고 있다.” 이 소설을 읽은 지 십년이 됐지만 나 역시 아직도 놓여나지 못하고 있다. 내 눈으로 읽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소설이다.

3. 어제 / 아고타 크리스토프 _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두 번 칼을 드는데, 한 번은 남자의 등에, 또 한 번은 다른 남자의 배에 찌른다. 그러나 누구도 죽지 않는다. 이것이 이 작가가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삶에 난자당하며 겨우 성장하는 불행한 아이들이 제 아무리 칼을 휘둘러도 삶은 베어지지 않는다는 것. 칼로 사람을 찌르는 장면이 슬프게 느껴진다는 것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세계 안에서는 특별한 일도 아니다. 이 작가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최소한의 문장으로, 가장 강렬한 감정을 창조하여 독자를 베어버린다.

4. 철수 / 배수아 _ 그녀의 소설에는 상투적인 인물, 상황, 대사, 통찰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배수아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 상황, 대사, 통찰은 오직 배수아의 소설에만 나온다. 그래서 배수아는 하나뿐이다. 1988년이 배경인 이 독한 ‘계급적 연애소설’에 ‘철수’라는 이름을 제목으로 얹을 사람이 또 있을까. 그리고 배수아의 문장이 번역 투라는 한물간 비난을 아직도 멈추지 않는 분들에게 한 마디. 그녀의 소설에는 ‘상투적으로 자연스러운’ 문장이 거의 없다. 그래서 그것이 무슨 문제란 말인가. 문학은 어학이 아니다. “뛰어난 작가는 모국어를 외국어처럼 사용한다.”(프루스트)

5. 로마의 테라스 / 파스칼 키냐르 _ 이 작가의 다른 장점들이 더 많이 칭송되고 있지만 그는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낼 줄 아는 작가이기도 하다. 키냐르의 책 중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가장 덜 읽힌 작품이지만 나는 그의 다소 실망스러운 근작들보다 이 책을 더 아낀다. 이 소설보다 더 짧은 이야기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의 2부를 권한다.

6. 백의 그림자 / 황정은 _ 이 책의 끝에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자가 쓴 변변찮은 ‘해설’이 붙어 있는데, 글의 제목이 「백의 그림자에 붙이는 다섯 개의 주석」으로, 보시다시피 꽤나 삭막하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과 ‘살아간다면 이들처럼’이라는 두 제목을 놓고 고민하다가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어서 둘 다 포기해 버렸다.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순간 이 소설에 상처를 주게 될 것 같아서였다. 차라리 둘 다 쓸걸 그랬지. 이 소설 앞에서는 뭔가 그렇게 막 조심스러워진다는 얘기다.

7. 여섯 작품을 골라놓고 보니 공통점이 보인다. 이들은 ‘하는 법’ 말고 ‘하지 않는 법’을 아는 작가들이다. 말하지 않고, 쓰지 않고, 이야기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최대한의 것을 이뤄내는 이들이다. 왜 이렇게 긴 글을 썼냐는 물음에, 짧게 쓸 시간이 없었노라고 대답한 지혜로운 작가가 누구였더라. 그러니 이 소설들이 짧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들은 짧게 쓰는 데 성공한 것이다.

: 6:09 pm: bluemosesErudition

“바울로는 신이 인간을 평등한 존재로 창조하였음을, 오래 전에 선언하였다. 그러나 인간은 그 선언을 듣고도 그리고 그 선언을 믿는다고 수없이 고백하면서도 현실의 삶 속에서 그 선언을 실현하지 않았다.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고 차별하고, 그러한 지배와 차별을 견고한 족쇄로 만들어 인간을 물질로 만들어 버렸다. 이렇듯 물화物化된 세계 속의 물질화된 인간으로 1500년이 넘게 지냈다. 마르크스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자립하지 못하고 인간이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는, 인간이 인간에게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 인간이 인간에게 낯선 존재로서 보이는 인간 소외의 현실에서 본래적 인간성의 회복을 갈구한다. 그 회복의 원리는 여전히 사랑이다. 우정으로서의 사랑, 연대의 끈으로서의 사랑이다. 이 사랑은 인간의 삶에서 구현되어야 한다. 인간의 삶 안에서 구체적인 실현물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이 사랑의 공동체는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잠재성을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그것이 다른 이의 발전의 조건이 되는 공동체일 것이다. 자아실현의 온전성과 자아실현의 자유를 요소로 가지는 사랑의 공동체.”(강유원)

: 5:49 pm: bluemosesErudition

“천상으로부터 초월성을 탈취해서 그것을 제 몸에 두른 ‘예외상태’”

: 5:30 pm: bluemosesErudition

1. 정의감 장사하는 자들의 속내는 녹음해 두어야 한다.

2. 유난히 고달픈 자들이 먼저 병원을 찾기 마련이다.

3. 만만해 보이면 함부로 하려는 자들 곁에 가지 마라.

July 29, 2017: 10:57 pm: bluemosesErudition

: 11:25 am: bluemosesErudition

남궁인. <만약은 없다>, <지독한 하루> _ “24시간 동안 혼자서 수백 명의 환자를 진료해요. 24시간 근무가 끝났다고 해서 바로 퇴근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다음 근무자에게 브리핑하고 회진을 돈 다음, 일지까지 쓰고 집에 돌아가면 정오가 되는 게 보통이었어요. 그러곤 한 10시간 정도 죽은 듯이 자요. 일어나서 1시간 정도 밥 먹고 남은 시간에 글을 써요. 이렇게 4년을 보내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