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의 시는 개인적인 고통과 시련을 대지의 탄력으로 딛고 난 다음부터 줄곧 아프고 외로운 사람의 영혼 속에 따뜻하게 스며드는 위안의 시를 지향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젊은 날 「고통의 축제 1-편지」 안에서 “나는 감금된 말로 편지를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기서 “나는 감금될 수 없는 말”이란 그야말로 그 어떤 강제적 수단으로도 포획되지 않는 모든 자유로운 언어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동시에 고통의 축제를 통해서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연금술의 언어를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시인은 개인적인 고통을 넘어서서 비상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꿈꾸다가 어느새 모든 “아픈 사람의 외로움을” 위로하고, 아픈 영혼에서 혹은 남루하고 비참한 현실에서 ‘광휘’를 발견하는 시를 쓰게 된 것이다. 우리는 그의 시를 읽으면서 위안의 힘을 발견하고, 자유의 숨결을 호흡할 수 있고 날아오를 수 있는 비상의 의지를 느끼게 된다. 아니, 그의 시는 우리를 날아오르게 한다. 날아오르려는 우리의 등 뒤에서 시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모두 날자, 행복한 영혼들이여, 라고. _ 오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