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차원에서 볼 때 식민지 근대성의 무엇보다 큰 특징은, 자아 이상 혹은 자기 발전의 모델이 외부에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 안에 갇힌 사람들은 끝없이 원본과 복사본의 차이를 점검하려 하고, 외부와 타자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현실적 주권을 자기 손에 쥐고 있음에도 오히려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함으로써 스스로의 마음을 노예화한다. 주체가 자기 주권을 외면하고 있는 상태야말로 식민지 근대성의 마지막 모습이겠거니와, 그 선을 넘어서면 자기 외부에 어떤 모델도 상정하지 않은 채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자기 길을 찾아가야 하는 단계에 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