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가지로 자기 몸과 마음에 바람을 들이는 저 은사시나무는, 박해받는 순교자 같다. 그러나 다시 보면 저 은사시나무는, 박해받고 싶어하는 순교자 같다.

_ 황지우, “西風 앞에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문학과지성사, 1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