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고민은 아마도 ‘거룩함’의 문제일 것입니다. 저는 대학생 때 고향 교회 대학부 겨울수련회에서 당시 내수동교회 대학부를 담당하시던 화종부 목사님의 로마서 강해설교를 여러 차례 들으며 회심한 이후 한동안 마틴 로이드존스 목사님의 설교집과 박영선 목사님의 설교집에 빠져 지냈습니다. 구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가는 데 있어서 두 분의 설교집은 제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 후로도 저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신자의 거룩함이란 무엇인가, 거룩한 삶이란 어떤 것인가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특히 프란시스 쉐퍼 같은 분은 제게 큰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경영학자로서의 길을 멈추고 30대 중반에 신학대학원에 입학해 목회자 후보생으로서 신학 공부를 시작한 후에도 거룩함 또는 성화라는 주제는 항상 제 관심의 가장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M. Div. 과정 학위논문은 제목이 “그리스도인의 경건한 삶의 원리와 모형에 관한 연구: 기독교강요를 중심으로”이며, Th. M. 과정 학위논문의 제목은 “성도의 삶에 나타나는 미덕의 특징에 대한 연구”이고, 마지막으로 Ph. D. 과정 학위논문 제목은 “그리스도와의 연합 관점으로 본 조나단 에드워즈의 성화론“이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개혁논총」, 「한국개혁신학」, 「한국조직신학논총」 등과 같은 전문학술지에도 “김세윤의 칭의와 성화에 대한 관점 비판”, “결정적 성화 개념에 대한 존 머레이와 존 페스코의 상반된 견해”,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에 담긴 성화의 의미에 대한 고찰”, “그리스도의 충만과 성화: 존 머레이의 주장을 중심으로” 등과 같은 성화를 주제로 한, 여러 편의 논문을 게재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신학의 수많은 주제 중에서 그래도 ‘성화’라는 주제에 관한 한 어느 누구보다도 많이 고민하고 이 주제를 좀 더 명확하게 밝혀 설명하기 위해 애를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저자들과 그들의 책이 성화에 대해 좀 더 쉽게, 좀 더 간결하게, 그러면서도 성화의 여러 특징에 대해 좀 더 풍성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위 책들은 어렵거나 분량이 아주 많습니다. 따라서 일반 성도들이 위 책들을 읽고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화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주요한 교리적 사항들을 충분히 다루면서도 대중적인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는 저의 그런 고민과 해결책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 취지에 따라 이 책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갖습니다. 첫째, 이 책은 성화라는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되 책 전체 분량은 많지 않아 한 번에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즉 부담 없이 읽으며 거룩한 삶을 위한 가이드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이 책은 개혁주의 성화론의 가장 최신 연구 성과들을 포함시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을 정독하면 성화론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교리적인 여러 이슈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고 거룩함을 더욱 사모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이 책은 분량이 작지만 성화의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며 핵심 사안들을 최대한 포함시켜 놓았습니다. 따라서 이 책에 포함된 내용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다면 개혁주의 성화론의 핵심 사항들을 마치 학자들처럼 잘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분량은 적지만 성화라는 주제에 있어서만큼은 지금까지 세상에 출간된 어떤 책보다도 성화의 개념을 정확하고 풍성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독자들은 적어도 성화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바른 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