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주의 시에서 시간은 충일한 현재의 순간을 아로새기고 있는 것이 아니며, 시간의 진행을 품고 있는 서사의 원리를 구현하는 것도 아니다. 김경주의 시적 시간은 시적 주체의 바깥에 있는 시간이며, 시적 주체의 자리는 시간의 바깥으로 설정한다.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라는 이 시집의 제목이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시적 주체는 세상에 없는 시간에 대해 노래하고, 세상에 없는 시간을 상상하고, 세상에 없는 시간에 머문다. 바로 그러한 시간을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의 주어는 동일적인 1인칭 주어일 수 없으며, 익명적이고 비인칭적인 존재들이 된다.”(이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