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은 힐러리의 성공 비결을 14가지로 정리한 책인데, 힐러리의 자서전 <살아 있는 역사>를 직접 읽는 게 독자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자기계발서를 몰라서 하시는 말씀이에요. 자기계발서는 그렇게 쓰는 거예요. 액션영화와 멜로영화의 관객이 따로 있는 것처럼 자기계발서와 인문사회과학서는 독자가 달라요. 그런 말씀은 대중의 선택에 대한 폭력이죠.”

- 깊이 있는 책으로 가야 할 독자들을 자기계발서가 빼앗는 면은 없을까요?

“그것도 사회과학이나 진지한 책을 쓰는 분들이 할 일 없어 하는 고민이죠. 어떻게 대중에게 사랑받을지 저에게 배워 가셔야지, 그런 걸 분석하는 순간 저에게 독자를 더 뺏기는 거예요. 지금 스마트폰 나오고 갈수록 독서환경이 망해 가는데 정신 차리셔야죠. 요즘 독자들은 우리나라 인문학자들이 발끝에도 미치기 어려운 하버드나 예일 석학들의 강의를 유튜브로 봐요. 그분들이 경쟁해야 할 건 이지성이 아니라 마이클 샌델인 거죠. 저는 그분들한테 관심이 없어요. 제 시장이 따로 있고 제 독자가 따로 있는데, 왜 자꾸 여기 와서 딴지를 걸어요. 외국 작가들이 휩쓰는 자기계발서 시장을 되찾아온 유일한 한국 작가가 저예요. 애국자인 거죠. 저의 강점을 키워줘야죠.”

이지성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끊임없이 자신을 변화시켜온 사람입니다. 공격적인 질문에도 겸손하고 솔직하게 답변하는 태도가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참 묘하게도 저하고는 초점이 잘 맞지 않았습니다. 그를 부러워하면서도 자꾸 삐딱한 질문만 던지는 저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난 인터뷰였습니다. 그를 괴롭혔던 ‘노회한 아줌마 선생님’들과 그를 검증하겠다고 나선 제 태도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제 책이 안 팔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독서 멘토 역할도 맡고 있다. 정기적으로 만나 인문고전 독서법을 지도하고 때때로 숙제도 내준다. 정 부회장의 어머니 이명희 여사가 EBS에 나온 이씨의 강연을 보고 아들에게 꼭 필요하겠다 싶어 연결시켜주면서 시작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