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5월 코소보 분쟁 도중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중국대사관이 미군에 폭격당했다. 대사관 직원 3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미국은 낡은 지도 탓에 오폭을 했다며 사과했다. 중국 정부는 ‘야만적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베이징 미국대사관 앞에서 대규모 반미 시위가 벌어졌다. 그 시절 학생들은 교사들에게서 “나라 힘을 키워야 한다”는 말을 귀가 아프도록 들었다.

40년 전 시작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에 이르러서야 중국은 본격적으로 힘을 키웠다. 그리고 감췄다. 1991년 소련 쿠데타 당시 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덩샤오핑은 ‘도광양회(칼빛을 감추고 힘을 기르라), 절부당두(결코 머리가 되지 말라), 유소작위(해야 할 일을 하라)’라는 답변을 남겼다. 다른 나라 사정에 끼어들지 말고, 각국과 화목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 스스로의 평화적 발전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덩샤오핑은 이런 노선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100년간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