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는 신속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6월 이후 전국적으로 범죄와의 전쟁에 뛰어들었다. 필리핀 연방경찰청에 의하면, 9월 중순까지 마약 조직과 연루되었다는 혐의로 재판 없이 살해된 이들은 최대 30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필리핀탐사보도센터(PCIJ)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 이후 지금까지 3000명 이상의 마약 용의자가 사살됐고, 70만명이 자수했다. 사회 내 가장 큰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율도 급상승했다. 지난달 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78%라는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국내의 안정을 바탕으로, 두테르테는 기존 정치권이 유지하던 친미반중 정책 프레임을 부수기 시작했다. 당선 후 외교사절로는 최초로 중국 대사를 면담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는 도구였던 미-필리핀 합동순찰을 중지했다. 10월 초에는 필리핀 북서부에서 진행된 미-필리핀 연례 합동 상륙훈련(PHIBLEX)를 마지막으로 군사훈련까지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