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부코스키, 황소연(역),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민음사, 2016. _

참호전
trench warfare

지긋지긋한 독감 sick with the flu
맥주를 들이키며 drinking beer
라디오를 크게 틀어 본다 my radio on loud
건너편 아파트로 enough to overcome
얼마 전 이사해 온 the sounds of the
뻔하디 뻔한 커플의 stereo people who
소음을 삼켜 버리게. have just moved
자나 깨나 into the court
떠나가라 틀어 놓는 across the way.
그 집 라디오 소리가 asleep or awake
열린 they play their
문과 창문으로 doors and windows
쏟아진다. open.

그들은 둘 다 they are each
열여덟 살이고, 결혼했고, 18, married, wear
빨간 신발을 신고, red shoes,
금발에 날씬하다. are blonde,
그리고 재즈, slim.
클래식, 로큰롤, they play
컨트리, 모던 everything: jazz,
닥치는대로 틀어 제낀다 classical, rock,
시끄러운 것이면 country, modern
죄다. as long as it is / loud

가난하게 살면 this is the problem
이런 게 골치 아파. of being poor:
서로의 소리를 공유해야 하니까. we must share each
지난주에는 other’s sounds.
내 차례였다. last week it was
여자 둘이 my turn:
들이닥쳐서 there were two women
싸움을 벌이다가 in here
보도를 따라 fighting each other
달려가며 and then they
악다구니를 썼다. ran up the walk
경찰이 출동했다. screaming / the police came.

이번엔 그들의 now it’s their
차례이다. turn.
지금 나는 이리저리 now I am walking
서성이고 있다, up and down in
꼬질꼬질한 반바지 바람에 my dirty shorts,
고무 귀마개 두 개로 two rubber earpulgs
귀를 stuck deep into
틀어막고. my ears.

살인 충동이 I even consider
끓어오른다. Murder.
저 무례한 such rude little
토끼 새끼들! rabbits!
저 하찮은 발바리 walking little pieces
조무래기들! of snot!

하지만 우리의 땅에서는 but in our land
우리가 가는 길에는 and in our way
도무지 there has never
기회가 been a chance;
없다. it’s only when
잠시 things are not
한시름 돌렸나 싶으면 going too badly
그새 for a while
잊어버리거든. that we forget.

언젠가 그들은 someday they’ll
둘다 죽을 테고 each be dead
언젠가 그들은 someday they’ll
둘다 각자의 관에 each have a
들어갈 것이다. separate coffin
그때가 되면 and it will be
조용해지겠지. quiet.

하지만 지금 당장은 but right now
밥 딜런 it’s Bob Dylan
줄기차게 Bob Dylan Bob
밥 딜런 밥 Dylan all the
딜런이다.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