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235. 고별 예배 설교에서 가장 마음을 쓰는 것은 고인의 생애에 대한 신앙적 해석입니다. 고인에게 중요했던 사건이나 이야기를 성경 말씀에 비추어 해석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신학은 한 사람의 전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기는 해석된 역사입니다. 해석되지 않은 역사는 사건일 뿐입니다. 해석되지 않은 한 사람의 일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고별 설교는 한 사람의 일생을 구속하는 일입니다.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합니다. 고별 예배를 마치고 나서 “제 아내의 진실을 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혹은 “제 마음에 있던 생각을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식의 인사를 자주 받았습니다. 예배가 끝나면 설교 원고를 유가족에게 전해 주는데, 대개의 경우 아주 특별한 기념품으로 간직합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과장과 미화입니다. 어느 장례식에서 목사가 고인에 대해 좋은 말을 한참 늘어놓았습니다. 그러자 고인의 아내가 옆에 있던 아들에게 귓속말로 “저 관 속에 있는 사람이 네 아버지 맞나 한번 확인해 보거라”고 했다고 합니다. 고인의 삶에 대한 해석이 과장이나 미화로 들리게 만들면 설교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집니다. 또한 그것은 고인에 대한 모욕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과실이 고인에게 있었다면 정죄하지 않는 표현으로 그 사실을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석은 칭찬과 같은 말이 아닙니다. 숨겨진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 해석입니다.

_ 김영봉,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IVP,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