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엔그램 뷰어. 내가 인터넷에서 종종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다. 엔그램 뷰어는 1800년부터 2012년까지 출간된 영어책 800만 권에서 특정 단어의 사용 빈도를 조회하는 도구이다. 한계는 많다. 당연하지만 한국어 검색은 안 된다는 것. 한 단어의 여러 뜻을 구별하거나 맥락을 보여주는 기능은 없다는 것. 신문이나 잡지는 제외하고 책만 대상으로 한다는 것. 그렇다고는 해도 강력한 장난감이다.”
“브라우저 주소창에 books.google.com/ngrams 라고 쳐보라. 떠오른 홈페이지의 검색창에 뭐든 궁금한 단어를 입력해보라. 나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심리학’을 입력하고 엔터키를 친다. 순식간에 그래프가 뜬다. 각 단어가 영어로 된 책들에서 얼마나 자주 등장했는가 하는 빈도를 보여주는 꺾은선 그래프다. 그래프를 보니, 자연과학 세 분야 중에서 19세기에는 압도적 일등이었던 화학이 1950년부터 물리학에 뒤졌고 1990년부터는 생물학에도 뒤졌다. 현재가 생물학의 시대란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군. 더 놀라운 건 심리학이다. 용어 자체가 화학과 물리학보다 한참 늦게 탄생한 이 단어는 1900년에 이미 과학 세 분야를 앞질렀으며, 오늘날은 세 배 더 자주 언급된다. 20세기는 심리의 시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