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1949년 독일 태생. 1982년 <권력비판: 푸코와 비판이론>으로 박사학위 취득. 1990년 <인정투쟁>으로 교수자격 취득. 2007년 국제헤겔학회 회장 취임.

1. “규범적 비판을 위해 좋은 삶에 대한 그림이 필요하면서도 동시에 어떤 특정한 표상을 기준으로 전제할 수 없는 이런 막힌 골목길에서 빠져 나갈 수 있는 길로 호네트가 생각하는 것이 ‘형식적 윤리학’ 혹은 ‘약하고 형식적인 의미의 인간학’이다. … 인간 삶의 특정한 목적을 전제하지도, 문화와 시대에 따른 특수한 삶의 모습을 보편적 삶의 지향으로 특권화하지도, 사람들의 속성을 본질주의적으로 규정하는 것도 피한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철학은 ‘약한‘ 인간학을 추구한다. 그리고 바람직한 삶으로 여겨질 수 있는 다양한 삶의 모습의 공통된 전제조건을 이런 인간학적 규정들로 포착해야 한다는 방법론적 요구로 인해, 약한 인간학은 동시에 ‘형식적‘ 인간학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재구성된 인간적 조건들은 자아를 실현하는 보람찬 삶을 영위하려면 꼭 충족되어야 할 필수적 삶의 조건이라는 의미에서 ‘규범적‘ 성격을 가지며, 따라서 형식적 인간학은 형식적 ‘윤리학’의 성격을 띠게 된다. 그러니까 호네트가 구상하고 있는 사회철학은 약한 [철학적] 인간학을 바탕으로 구성된 좋은 삶에 대한 형식적 윤리학을 규범적 기준으로 삼아서, 개별 경험과학의 도움을 받아 사회의 그릇된 발전방향을 진단하고 비판하는 것을 과제로 떠맡게 된다.”(강병호, 2010: 291~292)

2. “인정(Anerkennung)은 단순히 [찰스 테일러 식의] 성적/문화적 차이의 긍정이 아니라 좋은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긍정적 자기관계를 위한 조건이다.”(강병호, 2010: 318)

3. “호네트가 정체성 형성이라는 개념으로 뜻하는 것은 인격적 통합의 성취 혹은 긍정적 자기관계의 형성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자신과 관계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서만 자신을 인정할 수 있다. 긍정적 자기관계는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바로 여기에 개인심리학을 넘어서 사회이론으로 나아가는 통로가 확보된다. 자기를 실현하는 보람찬 삶에 필수적인 인간학적 전제조건이 되는 긍정적 자기관계는 크게 세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정서/육체적] 자기신뢰(Selbstvertrauen), [제도/도덕적] 자기존중(Selbstachtung), [사회/문화적] 자기평가(Selbstschätzung)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에 세 가지 인정형식이 상응한다: 1)사랑과 보살핌, 2)권리와 존중, 3)사회적 가치평가.” “호네트는 이런 아이디어의 단초를 헤겔의 초기 저작, 그러니까 <정신현상학>을 쓰기 이전에 헤겔이 예나에서 쓴 저작들에서 발견한다. 조지 허버트 미드는 이런 아이디어의 형이상학적 옷을 벗겨내 경험적 사회심리학으로 재구성했는데, 호네트는 <인정투쟁>에서 초기 헤겔로부터 미드로 이어지는 이론사적 흐름을 좇아 자신의 인정이론을 발전시켜나간다.”(강병호, 2010: 293~295)

4. “‘자기신뢰’가 친밀한 사적 관계 속에서, ‘자기존중’이 법-도덕적 권리체계 속에서 성취된다면, ‘자기평가’는 연대의 틀 속에서 이뤄진다.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의 활동과 성취를 공동의 삶에 대한 가치 있는 기여로 해석한다는 점에서, 가치평가라는 방식을 통해 구성되는 상호적 인정관계를 우리는 연대의 틀이라 부를 수 있다.” “자신의 욕구와 느낌을 신뢰하고 두려움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자기신뢰’는 정체성을 구성하는 다른 요소들의 심리적 전제조건이 된다. 이런 바탕 위에서 자신을 타인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 존재로 이해하는 ‘자기존중’과 자신을 고유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개인으로 이해하는 ‘자기평가’가 형성된다.”(강병호, 2010: 300~301)

* 긍정적 자기관계의 여건을 최대한 제공하는 ‘좋은 삶’을 구현하고자 약한 인간학/형식적 윤리학에 근간한 규범적 비판을 수행하는 사회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