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 2012년에 발표된 미국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연구팀의 9ㆍ11 테러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좋은 답이 될 것 같다. 연구팀은 1차 실험에서 항공기가 세계무역센터로 향하는 사진을 보여준 뒤 세계무역센터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세워진 이슬람 커뮤니티 센터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여기서 진보파와 보수파의 견해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2차 실험은 다른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되 한 가지를 추가했다. 건강 유지와 관련된 세 차례의 질문에 연속해서 대답하게 만든 것이다. 이때 한 그룹에는 “왜?”라고, 다른 그룹에는 “어떻게?”라고 물었다. 그 결과 “왜?”에 답변한 그룹은 이슬람 커뮤니티 센터에 대해 좀 더 온건한 견해를 갖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파와 진보파의 답변이 서로 근접한 것이다. 이와 달리 “어떻게?” 그룹에선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왜?’라는 질문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자신과 반대되는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추상적 사고를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질문은 당장 눈앞에 있는 특정한 대상에 집중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13. 미국 야구계에 떠도는 말 중에 이런 게 있다. “이론은 칫솔과 같다. 모든 이들은 각자 자기만의 이론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이론을 사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69. 대학원생들에게 월급을 조금 주면 “돈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라 공부를 위해서 하는 일이므로 월급이 없더라도 만족한다”고 말하지만, 월급을 올려주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불평이 많아지는 것도 같은 경우라 볼 수 있다. 인지부조화 이론은 당시 미국 심리학회를 폭풍처럼 강타했다. 인간은 합리적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라는 걸 드라마틱하게 증명해보였기 때문이다. 페스팅거는 “실제로 인간의 행동은 보상 이론에 의해서만 설명될 수 없다. 인간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의 위선을 정당화하기 위해 대단히 놀라운 정신적 활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114~115. 1889년 3월 31일 프랑스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해서 파리에서 개최된 만국박람회 조직위원회의 요청으로 완성된 알렉상드르 귀스타브 에펠Alexandre Gustave Eiffel의 에펠탑은 320.75m의 높이로 강철 대들보에 의한 건물이라는 선축의 신시대를 선언하는 동시에 강철의 무한한 잠재력을 과시했다.
_ 강준만, <소통의 무기>, 개마고원,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