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설계자들. 1920년 전후의 다섯 해 사이에 태어난 학병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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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1970년대에 걸친 한국의 산업화 시대에, 정부 정책을 주도한 사람들이나 민주화 진영에서 저항했던 사람들이나 모두 이념적으로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가지들”(11쪽)

[김교신은] “평교사로 마흔네 살 짧은 삶을 살았고 수백 명 구독자가 있던 잡지를 발간했을 뿐이지만 류달영, 장기려, 이춘갑 등 기라성 같은 제자들을 육성함으로써 그는 교육자 한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120쪽)

“해방 후 한국의 역사에서 좌익이 집권한 적은 없다. 1950년대 후반 한국 근대화의 플랜을 제시하고 1960년대 중반 이후 박정희 정권에 저항한 … <사상계> 그룹의 성향은 분명히 우익 민족주의 계열이었다. … 해방 후 제도권 정치의 역사에서 중도 노선 정당조차 살아남은 적이 없다. 우익과 보수를 가장한 극우 정치세력과, 그냥 우익들 간의 이합집산과 대립의 정치사였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의 정치와 정책을 말하면서 보수 우익 일부에서 틀 지은 ‘좌우 프레임’에 사로잡힐 이유는 없을 듯하다. 이념의 스펙트럼은 넓고 우익도 마찬가지다. 해방 후 정부 수립 과정에서 친일 세력은 ‘우익’을 독점하려 했다. 그것이 자신들이 사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좌우 프레임’으로 득을 얻는 이는 누구인지, 따져보아야 할 이유도 이런 역사에 있다.”(2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