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부연(35), 문화공간기획자

광고 기획자는 광고 타깃과 콘셉트를 잡고 예산을 비롯해 캠페인 진행 계획을 세우고, 주변 이해관계자들을 조율하는 일을 하는데, 가게 운영에도 이런 과정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원부술집은 ‘또라이가 되고 싶은 모범 직장인’을 타깃으로 콘셉트 및 홍보 계획을 짰다. 또 주로 소비자가 구매하기까지 오랜 고민을 하는 ‘고관여제품’ 광고 기획을 했다. 자동차다 대표적이다. 프로젝트에 돈과 시간이 많이 들다보니 시장 반응이 빠르게 오지 않았는데, 덕분에 창업하고서도 손님이 드나드는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맷집이 생겼다.

2. 김홍익(36), 안전가옥 대표

해가 되는 경험은 없다고 생각한다. 전 직장에서의 거의 모든 경험이 현재에도 도움이 된다. 전략 업무를 담당했던 것도, 팀을 이끌어봤던 것도,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경험했던 것도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없다. 하지만 ‘무엇이 가장 도움이 되냐’라고 한다면 어찌 되었든 오랜 시간 조직에서 버티며 살아왔던, 시간 그 자체다. 그 시간은 내 커리어의 체력이 되어있다. 어떤 조직에서든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다. 그걸 포기하거나 피하지 않고 버틴 것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경험이다. 창업하고 생기는 수많은 난관을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은, 내가 지난 직장에서 쌓아 올린 것이다.

3. 이선용(40), 스튜디오 봄봄 대표

역할과 책임, 재무지표와 비즈니스모델을 이해하는 데 은행 본점 재무기획부와 지점 기업 외환 창구 경험이 모두 크게 도움이 되었다. (중략) 고민을 같이하거나 뜻을 같이할 동료 혹은 공동창업자의 존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좋은 공동창업자를 만나 내가 회사에 있을 때 행동해줄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당시 나는 2년간 은행원과 내 회사 운영을 병행했는데, 2가지 중 하나를 달성하면 퇴사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회사가 흑자 전환하거나 10억원 투자를 받거나. 그러다 뜻을 같이하고픈 주주분들을 만나 10억 투자를 받았고 퇴사를 결정하게 됐다.

4. 홍일한(37), 와이낫미디어 이사

전 직장에서의 모든 경험이 도움된다. 부속실에서 익혔던 섬김의 자세, 판매 영업에서 익혔던 계약과 접대 스킬, 제작사에서 이해한 제작 프로세스와 사업전략, 통신사에서 습득한 데이터 인사이트와 플랫폼 관점 등. 특히, 직전 직무로는 투자유치와 투자검토를 담당했는데, 와이낫미디어로 옮기자마자 시리즈 B 투자유치를 돕게 되어 직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거대 조직에서 경험했던 비효율과 사내정치도 반면교사로는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회사 안팎에서 만날 수 있었던, 그로 인해 소중한 인연이 되어준 많은 분이 가장 큰 자산이다. (중략) 타잔은 다음 줄을 잡기 전에는 지금 손에 쥔 줄을 놓지 않는다. 이직할 직장이든, 창업이든, 학업이든, ‘다음 목적지’를 정해두지 않은 퇴사는 리스크가 매우 크다. 다음 목적지는 ‘도피처’와는 다른 의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