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직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바로 경험과 학습을 통해 만들어진다. 현대 뇌과학에서 학습은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고리(시냅스)에서 일어난다고 이야기한다. 자주 보고, 듣고, 경험하는 정보를 저장하는 세포들 간의 연결성이 강화되어, 비슷한 정보를 받아들일 때 활성화될 확률이 높아진다.

10. 알파고의 핵심은 딥러닝이지만, 딥러닝은 인간의 뇌를 모방했다. 우주에서 가장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진 기계는 여전히 우리 머리 안에 있는 1.5킬로그램짜리 뇌다. 알파고는 컴퓨터 1,200대의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지만, 이세돌 9단의 뇌는 하루 20와트 정도의 에너지만 소비한다. 하루 한 끼 든든히 먹으면 된다. 더구나 이세돌 9단은 단 세 번의 대국을 통해 알파고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기계학습에서 이야기하는 ‘원샷 학습법one-shot learning’이다. 어린아이는 고양이 4, 5마리만 경험하면 모든 고양이들을 알아보지만, 딥러닝은 수천만 번의 학습을 요구한다.

74. 컴퓨터라는 단어는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컴퓨터가 생기기 전에 이미 생겼습니다. 전쟁 중에는 대포를 쏘거나 포탄이 어디로 떨어지는지 계산을 해야 합니다. 계산 하나하나 자체는 간단해서 1,000여 명의 여자들이 큰 방에 자리 잡고 앉아 계산을 했습니다. 틀릴 수 있기 때문에 똑같은 계산을 적어도 다섯 팀이 나눠서 합니다. 이 계산에 동원된 사람들의 직업을 두고 컴퓨터라고 지칭했습니다. 이를 대체해주는 기계가 등장했고 그 기계에 자연스럽게 컴퓨터라는 이름이 붙게 됐습니다.

90. 뇌를 아무리 해부해봤자 영상도 없고, 기억도 없고, 자아도 없고, 감성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 끝없이 많은 시냅스들입니다.

92~93. 인간의 뇌는 각 상황에서 저장할 가치가 있는 정보와 저장할 필요가 없는 정보를 구별하여 저장합니다. 그리고 그 구별한 정보들도 압축을 합니다. 아주 굵은 가지만 남겨두죠. 그리고 그 기억을 나중에 기억할 때에는 내기 예전부터 알았던 이야기, 내가 들은 이야기, 남들이 나한테 보여주는 이야기, 그런 것들을 합쳐서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어서 기억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기억한다’라는 것은 어디에다 정보를 저장했다가 가져오는 것이 아니고 매번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나 다름없죠.

111.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한정된 시간을 가지고 있는데, 그 기간을 ‘결정적 시기’라고 부릅니다. 그 기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오리는 태어나서 1~2시간, 고양이는 태어나서 4~8주, 원숭이는 태어나서 1년, 사람은 태어나서 10~12년이라고 알려져 있죠. 그 기간 동안은 뇌가 젖은 찰흙 같아서 자주 사용되는 실들은 살아남고 자주 사용되지 않는 길들은 뇌 안에서 싹 지워버립니다. 쉽게 말하면 대한민국의 아기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한국어를 듣고, 한국사람 얼굴을 보고, 한국 음식 냄새를 맡으면 거기에 관련된 신경세포들은 자꾸 자극을 받아서 살아남습니다. 하지만 스웨덴에서만 필요한 악센트, 미국의 치즈 냄새, 핀란드의 언어 등은 한 번도 경험을 하지 못해서 그와 관련된 신경세포들은 결정적 시기에 다 죽어버리죠.

126. 더 이상 인간이 기계에게 세상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관한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그냥 집어넣어주는 겁니다. … 기계는 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자체 인공신경망 구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합니다. 무엇을 학습할까요? 이 데이터에 포함된 통계학적인 정보에 대해 점점 더 압축된 표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학습이라고 말합니다.

136. 낸드플래시(nand flash)가 좋은 이유는 NAND(Not and And)라는 규칙을 가지고 나머지 논리규칙을 다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논리 규칙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일반적으로 NAND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A NAND B = NOT (A AND B). 논리 연산은 논리곱(AND), 논리합(OR), 부정(NOT)의 구성으로 표현 가능한데, NAND는 이 모든 논리 연산을 표현할 수 있다. AND, OR, NOT 역시 NAND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테면, NOT A = A NAND A, A AND B = NOT ( A NAND B ) = ( A NAND B ) NAND ( A NAND B ), A OR B = ( NOT A ) NAND ( NOT B ) = ( A NAND A ) NAND ( B NAND B ).

139. 비트겐슈타인은 부정논리곱, 즉 낸드가 우주의 진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논리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낸드로 표현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결론으로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철학논고』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155~156. 맨 아래층의 인공신경세포층은 픽셀 하나의 특징을 알아내고, 2층은 픽셀 네 개의 특징을 알아내고, 3층은 여덟 개의 특징을 알아냅니다. 밑에 있는 세포층들은 아주 디테일한 특징을 찾아내고 위로 갈수록 아주 거시적인 특징을 찾아내겠죠. 더구나 이렇게 되면 ‘시간’이라는 정보도 여기에 자동으로 입력됩니다. 자, 1층의 신경세포는 픽셀 하나를 보고 있습니다. 그 픽셀 하나가 시간에 따라 정보가 빨리 변합니다. 시야가 좁기 때문이죠. 위층의 신경세포들의 시야는 넓습니다. 시야가 넓으면 세상은 천천히 변해요. 아래로 가면 갈수록 시간이 빨리 변하고 위로 갈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171. 온라인에 있는 데이터와 문장을 가지고 기사를 작성하는 소프트웨어는 이미 상용화되어 있습니다. 워드스미스Wordsmith가 그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죠. 워드스미스는 폭스, 블룸버그와 같은 언론사에서 2014년부터 기사를 써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 워드스미스가 쓰는 기사는 비즈니스 뉴스가 대부분입니다. 문학이 아니고 주관이 들어가지도 않죠.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관한 정보는 이미 다 온라인에 있으니 그 정보를 모아서 저장된 문법으로 표현합니다. 기사를 쓰는 거죠. 워드스미스는 지난 2014년 거의 2억 개의 기사를 썼다고 해요.

176~177.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본인의 전문성을 ‘직관’으로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워렌 버핏은 주식투자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에게 ‘어떻게 그렇게 투자를 잘하세요?’라고 물어보면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10퍼센트의 언어로 대답을 할 겁니다. 책도 쓰지요. 워렌 버핏의 책을 읽고 그대로 따라 하면 워렌 버핏같이 수익을 낼 수 있을까요? 절대 그 사람만큼 벌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 당연히 뇌는 무엇인가를 계산을 하고 그 일부만을 언어로 표현하는데,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걸 우리가 적분해서 합쳐서 직감이라고 이름을 붙여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직감, 즉 말로 표현할 수 없는 90퍼센트를 행동으로 표현한다면, 그 행동을 관찰해서 학습을 합니다.

181. 투자자들, 금융공학 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면 12개를 두고 수백 개의 변수들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을 살핍니다. 그러다가 ‘딱 지금이다!’하고 천문학적인 액수를 투자합니다. 어떻게 그 타이밍을 아냐고 물어봐도 ‘감’이라는 대답밖에 들을 수 없습니다. ‘주식이 이때 올라가고 환율이 이만큼 내리면 이러저러해서 그때 투자를 한다.’ 확실한 것은 모르겠지만 분명 ‘감’은 아닐 것입니다. 왜냐하면 분명 잘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 어떤 상호관계, 어떤 인과관계에서 선택을 하느냐 하고 물으면 설명을 해줄 테지만, 그 사람들이 설명한 것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만들면 절대로 그 정도의 수익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 ‘운’일까요? 아닙니다. 자신은 알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거겠죠.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을 맵핑할 수 있다면, 마치 비디오게임처럼 맵핑한다면 올라가고 내려가는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는 최고의 투자자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184.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는 동시통역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 드디어 딥러닝을 사용해서 성공한 것 같습니다. 영어로 강연을 하면 목소리까지 흉내 내서 딥러닝 기계가 바로 중국어로 통역을 해줍니다.

240.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할 수 있다면 어떻게 변할까요? 미국에서 설문조사를 해보니 상당수의 사람들이 무인자동차 시대가 온다면 굳이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을 것이라 대답했습니다. 자동차 스스로 다니는데 10시간이나 세워둔다는 것은 낭비라는 거죠. 20퍼센트도 안 되는 사람들만이 자동차를 소유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원할 때 저렴하고 깨끗한 이동수단만 사용하면 된다고 응답했죠.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된다면 아침에 차가 나를 데려다주고 다른 사람 데리러 가면 되겠죠. 이런 식으로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현재 있는 자동차의 10퍼센트만 있으면 모든 사람을 운송할 수 있다고 합니다.

264. 무인자동차 시대에는 가로수길에서 저녁 먹고 싶다는 선호도가 비정량 데이터로 파악되면 유통업체들은 공짜로 가로수길에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시작할 거예요. 구글 같은 기업이 시작하겠죠. 택시비 3,000원을 구글이 대신 내줍니다. 편하게 식당에 가서 밥 먹고 5만 원을 지불하면 구글은 10퍼센트 중개료를 식당에서 받습니다. 구글은 택시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중개료로 챙기고 식당은 더 많은 손님을 모으고 고객 입장에서는 편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 처음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는 다 돈을 내고 썼습니다.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는 데 돈을 지불해야 했죠. 그런데 지금은 스폰서가 가능하기 때문에 모두 무료예요. 무인자동차의 끝은 운송수단 요금의 무료화입니다. 모빌리티에 스폰서가 가능하다면, 지금 인터넷 사용을 스폰서와 데이터로 지불하는 것처럼 이동수단도 개인의 데이터와 스폰서를 통해 무료화될 수 있습니다.

269~270. 1990년 부활절 아침, 뉴욕 5번가의 사진 속 거의 모든 운송수단은 마차였습니다. 딱 한 대의 자동차가 있습니다. 수천 년 동안 말을 탔으니 아마 10년 후에도 마차가 주된 운송수단이고 자동차는 서너 대 늘 거라고 예상했을 거예요. 자동차는 가격도 비싸고 고장도 잘 나니까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13년 후 같은 날 같은 장소의 사진을 보면 모든 운송수단이 자동차입니다. 마차는 한 대도 없어요. 1908년 대량생산이 시작된 이후로 중산층이 차를 살 수 있었거든요.

282. 내가 준비 중인 특허와 비슷한 특허를 찾아주는 시스템은 이미 존재합니다. 변리사나 변호사의 역할은 비슷한 특허를 찾아서 내가 가진 기술을 새롭게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기계가 언어를 이해합니다. 그래서 바로 존재하는 특허들을 수학적으로 가장 잘 피해갈 수 있는 새로운 재특허를 써주는 거죠.

290~292.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간과하는 점은, 과거의 산업혁명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었던 것은 인류가 19세기에 엄청난 노력을 했기 때문에 결국에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인류는 세 가지 혁신적인 노력을 했습니다. 첫째로는 프랑스에서 공교육이란 것을 시작했습니다. 왜 공교육을 도입했을까요? 국영수라는 학습과정을 만든 거잖아요. 왜 국영수를 만들었을까요? 1차 산업혁명 때 대부분의 유럽 사람들은 글을 못 읽었습니다. 대부분 농부였죠. 글을 못 읽는 농부의 자녀들을 데려다가 공장에서 일을 시키려니 적어도 글을 읽고 계산을 할 수 있어야 된다는 거죠. … 모든 국민에게 교육을 시킨다는 것은 어마어마하게 혁신적인 아이디어입니다. 글을 가르쳐주고, 계산하는 법을 가르쳐줬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가 어쩌면 살아남은 거죠. 우리는 인지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둘째로 독일에서 사회보장제도를 만들었습니다. 보험제도지요. 셋째로 영국에서 세금제도가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나라의 모든 수입이 농업을 통한 것이었는데, 농업이 점점 사라지니까 기계에 대한 누진세 등을 만들어 산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국가가 돈을 벌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죠. 이 세 가지 제도로 19세기 1, 2차 산업혁명은 잘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296~300. 2,000년 전 로마시대에서 지금하고 비슷한 경험을 한 번 했었습니다. 로마는 처음에 공화정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중산층이 있었습니다. 군인들은 다 중산층이었죠. 중산층들은 전쟁에 참가했습니다. 하지만 로마의 산업은 농업이었습니다. 중산층 역시도 본래 직업은 농부죠. 그러다 보니 로마군대는 항상 봄에 출정해서 가을까지 돌아와야 했습니다.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는 수확을 해야 했기 때문이죠. 여기서 역사의 아이러니가 생겼습니다. 가까운 이탈리아에서 전쟁할 때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6개월 후에 돌아올 수 있을 만큼 가까우니까요. 그런데 전쟁에서 계속 승리를 합니다. 세력을 확장해야 했죠. 그래서 영국과 중동까지 전쟁의 범위를 넓힙니다. 그 당시 이동수단으로는 6개월 안에 영국에서 로마까지 돌아올 수가 없었어요. 전쟁을 치르고 돌아오면 5, 6년이 걸렸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중산층 남자들이 일을 못 하게 됐습니다. 5, 6년 동안 수입을 거둘 수 없었죠. 당시의 사회 구조상 여자들만으로는 가정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빚을 지기 시작했고 빚이 늘어나 땅을 팔아 삶을 유지했습니다. 이 땅은 누구에게 팔았을까요? 세넥스에게 팔았습니다. 세넥스는 전쟁에 참가하지 않는 나이의 돈 많은 노인들입니다. 세넥스가 땅을 사고 중산층은 계속 집도 팔고, 땅도 팔고, 동물도 팔다가 더 이상 팔 게 없으면 몸종이 됩니다. 5, 6년 만에 남자들이 돌아와 보니 땅도 없고, 집도 없고, 동물도 없고, 아내와 딸들은 몸종이 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전쟁에서 계속 승리하다 보니 수백만 명의 노예가 생겼습니다. 노예들이 앞으로의 인공지능 기계와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의식주도 해결해주고 어렵고 힘든 일은 노예가 다 했죠. 로마제국을 상상할 때 세계도 정복하고, 노예가 수백만 명이나 되니 돈도 많고 편하게 잘살았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 않죠. 부는 적절히 분배되어야 모두가 잘살 수 있습니다. 노예들을 통해서 얻어낸 새로운 생산성과 부는 로마의 극히 일부 사람들에게만 주어졌습니다. 세넥스들이죠. 몇 천 명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중산층은 다 사라지고, 개인이 집 한 채씩은 가지고 있었던 예전의 로마에서 블록 전체가 한 사람의 소유가 됐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노예처럼 몸종처럼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살게 됐죠. 사실 로마 시민의 반 이상이 실질적 실업자였습니다. 사람들이 할 일이 없는 거예요. 험한 일은 노예들의 몫이고, 그렇다고 이전의 중산층들은 출세를 할 수도 없는 아주 위태로운 상황을 맞았습니다. 국민의 대부분이 먹고살 직업이 없고, 시간이 많으면 폭동 혹은 혁명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가 조성되죠. 이때 사회적 혁신을 단행했습니다. 어느 한순간부터 로마 시민들을 국가가 먹여 살리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소득을 시행했죠. 로마는 1년에 한 사람당 돼지고기 몇 킬로그램, 와인과 올리브유 몇 리터, 밀가루 몇 포대 등 굶어 죽지 않을 만큼 기본적인 것들을 나눠줬습니다. 국가가 모든 사람을 먹여 살렸죠. 어차피 로마 사람들은 생산적으로 할 일이 없었습니다. 노예들이 다 했으니까요. 국가가 삶을 보장해주니 잘살진 못하지만 굶어 죽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있습니다. 시간이 많았죠. 그래서 로마는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했습니다. 로마의 대부분의 유적은 엔터테인먼트 기반의 건축물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콜로세움이죠. 목욕탕도 있습니다. 다 무료였습니다. 콜로세움에서는 하루에 16시간 동안 잔인한 경기를 보여줍니다. 즉, 대부분의 중산층들이 스스로 생산적인 일을 해서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고, 그렇게 두면 폭동이 일어나니 먹고살게 해주었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했습니다. 결국 최악의 미래 시나리오는 인공지능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기본소득을 제공해 국민을 먹여 살리고, 24시간 케이블 TV가 자극적인 콘텐츠를 제공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겁니다.

304. 1차 산업혁명 때 도입된 부가가치세(Value Added Tax)처럼 부가지능세(Intelligence Added Tax) 같은 새로운 개념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_ 김대식, <인간 VS 기계>, 동아시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