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상태와의 투쟁에 있어서 비판은 두뇌의 열정이 아니라 열정의 두뇌이다. 비판은 해부용 칼이 아니라 하나의 무기이다. 비판의 대상은 비판의 적, 논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절멸시키고자 하는 적이다. 왜냐하면 저 상태의 정신은 논박되어 있기 때문이다. 본래 독일의 상태는 결코 사유할 만한 객체들이 아니라, 경멸할 만한 또한 경멸받고 있는 실존태이다. 비판 자체는 이 대상과 자기 자신 사이의 화해를 필요로 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비판과 이 대상의 사이는 끝장나 있기 때문이다. 비판은 더 이상 자기 목적으로서 나타나지 않고, 수단으로서 나타날 뿐이다. 비판의 본질적 파토스는 분노이며 비판의 본질적 작업은 탄핵이다. … 비판의 무기는 무기의 비판을 대신할 수 없다. 물질적 힘은 물질적 힘에 의해 전복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론 또한 대중을 사로잡자마자 물질적 힘으로 된다(Marx, 1843).”

* 이론이 생성한 물질적 힘을 전복시키기 위해서 이론을 논박하는 비판은 해부용 칼과 같은 외양을 갖추나, 그것의 본질은 적의 전멸과 탄핵을 겨냥한 무기라 할 수 있다. 이점에서 비판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 할 수 있으며, 분노를 담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