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추자 씨는 그때 임신 3개월인 신부였다. 집 안에서 총을 맞았다. 오른쪽 눈 밑을 총알이 뚫고 지나갔다. 병원에서 수술받던 도중에 폭도로 몰려 병원 지하실에 끌려가 군인들한테 매를 맞았다. 이추자 씨는 그때 아무런 정치의식도 없었고, 그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도 몰랐다고 한다. 다만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동그랗게 꼬부리고 매를 맞았다. 기형아를 낳으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한다. 군인들이 임신한 배를 구둣발로 찼고, 이 씨는 여러 번 실신했다. 이 아이가 최효경이다. 광주여자대학교 무용과 2학년이다.”(김훈, <자전거 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