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복, <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 공명, 2020.

8. 새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장치가 온라인 교육과정 아카이브와 온라인 수업 플랫폼이다. 아카이브는 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도서관이고, 수업 플랫폼은 교사가 학생 한 명씩 만나고 가르치고 도와주는 사이버 교실이다.

23. 근대학교를 존속시키는 세 가지 환상에 대해 말하고 싶다. 익숙함의 환상(익숙한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 개념의 환상(동일한 단어를 사용하면 그 내용도 같다고 생각하는 경향), 시간의 환상(현재를 바꿔야 미래가 바뀐다고 생각하는 직선적 시간관의 환상)

144.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축적의 길>에서 …. 대한민국 산업 전반이 처한 문제 상황에 대해 “개념설계 역량의 부재”라고 강조한다. 개념설계 역량이란 “제품 개발이 되었건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건 산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가 있을 때, 이 문제의 속성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고 창의적으로 해법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량”이다.

199~200. 포노 사피엔스의 학습은 상하좌우, 전후 내외를 가리지 않고 종횡으로 펼쳐져 나간다. 학교 내에만 머물지도 않고, 국내에 한정되지도 않는다. 이들의 학습은 교사에 의해 전달되는 지식과 기술을 통해 사회화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사회적 관계 맺기를 통해 얻는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상호협력하고 충돌과 긴장을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개인화’하고 ‘주체화’하는 과정이다. 그동안 교육학에서는 사회화 과정을 중시해왔지만, 비고츠키는 교육을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인 것을 받아들여 그것을 개인화하고 주체화하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이제 우리는 개인화하고 주체화하는 과정인 학습을 중심으로 학교를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 25년차 교육부 공무원인 최승복은 이 책을 저술하면서 신났을 것이다. 깊은 마음의 비판을 주저함 없이 토로하였기 때문이다. 이 책으로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유익은 저자가 모두 누렸을 것이라고 믿는다. 안정된 직위와 혁신의 자부 -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