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를 믿기 때문에 사람들이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과 구직자 앞에 놓인 ‘구조적 경쟁’이 능력주의를 강제하는 것이다. 능력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화했지만 본질적으로 기업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능력 있는 사원을 모집·채용한다. 이를 도외시하면 기업 경쟁력을 잃게 된다. 미디어오늘도 가장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인재를 기자로 채용하려고 하지 않나? 대학이나 국가 역시 능력주의를 요구한다. 우리가 분석할 대상은 능력주의가 아니라 능력주의를 강제하는 구조적 경쟁이다. 경쟁을 더 엄밀하게 분석해야 한다.”(이범)

‘능력’과 ‘능력주의’를 구별하지 못하는 무지와 인과관계에 대한 오인. 능력주의에 대한 몰이해를 확인한다.

“구조적 경쟁이 능력주의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주의가 구조적 차별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걸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까. 어떻게든 본인이 인식론적 우위에 있음을 뽐내고 싶은 마음에 ‘비판에 대한 비판’을 시도하다가 자충수를 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