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성봉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대중예술의 미학을 연구하기 위해 1983년 스웨덴으로 유학을 갔다. 스웨덴의 명문대학인 웁살라 대학의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전인미답의 분야를 공부했던 당시의 외로움에 대해 “아버지께서 스웨덴어 공부해서 예쁜 스웨덴 아가씨 300명의 리스트만 확보해달라는 특명 때문에 10년이나 공부할 수 있었다”고 쿨하게 농담한다. … 현재 경기대학교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로 있다. 몇 년 전부터 ‘교육만이 희망이다’라는 모토로 중·고등학교 교실에서 대중예술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오고 있으며 『멀티미디어 시대에 교실로 들어온 대중예술』은 그 시발점이다.”

2. “우리는 너무 쉽게 교육의 위기와 문제점을 말하지만 대안에 대해서는, 그리고 그 대안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너무나 경직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학창시절 처음으로 인터넷 세례를 받은 세대가 선생이 되어 다시 교실로 돌아오고 있는 이 시기를 주목한다. 바로 지금 변화하고 있는 교육에 대한 희망의 씨앗을 발견한다. 우리 아이가 보는 폭력성 짙은 만화, 케이블만 틀면 쏟아지는 에로틱한 장면들, 피 튀기게 싸우는 폭력 영화, 매일 흥얼거리며 열광하는 대중가요, 한번 잡았다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게임. 이 모든 것들이 교육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인 것이다. 현재 교육에서 조금씩 활용되고 있는 영화, 게임, 음악 등을 이제 적극적으로 교육콘텐츠로 끌어와야 한다.”

3. “저자는 대중예술을 가지고 수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질문지 활용법’을 제안한다. … 학생들에게 우선 질문지를 나눠주고 한 학기에 한두 번 대답에 대한 토론 시간을 갖는다. 혹은 방학 시작 전에 나눠주고 개학 후 함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이 질문지 방식은 답을 찾기 위한 질문이 아니다. 문화를 단지 보고 즐기며 소비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체험에 대해 사유하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일,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는 일, 그것이 바로 대중예술과 관련된 질문지 수업의 진정한 목적이자 의도이다.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창조적인 영혼을 깨워 나가는 것이다. 이런 수업이 쌓여갈 때, 우리의 대중예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며 하급문화라는 이분법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진정한 예술로서의 대중문화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 박성봉의 조합 - 다중매체(Multi Media), 대중예술(Mass Art), 제도권 교육(Formal Education) - 은 의아하다. 다중매체(장치)에 의해 구성된 대중문화(윤리)를 “질문지 활용법”이란 방식으로 교실수업(체제)에 도입하여 대중예술을 고양시킨다? 지극히 광대한 교육에 대한 입장과 지극히 협애한 교육에 대한 접근이, 악어와 초파리의 교접 마냥 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