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이 간파했듯 하인의 눈에는 영웅이 없다. 직면한 필요가 충족되지 않는 한 민중은 실명 상태에 머무른다. 동굴의 비유가 설정한 인물은 예수께서 오르신 골고다로 연행될 운명에 처한다. 그는 타인의 자아를 모멸한 대가로 신성모독의 죄과를 치른다. 고로, 겸허는 이중의 덕을 지닌다. 성령을 의지하기에, 참화를 잠재우기에.

* 열정과 의지의 방류가 이어지는 까닭은 [프로이트의 전언처럼] “이웃이 괴물”이기 때문이다.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