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 마르코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퍼져나가는 근본주의의 근거에는 지구화에 의해 심해진 극심한 빈부격차, 가난, 삶의 유동성, 정체성 해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제국주의의 이슬람 침략에 대한 분노, 인도네시아의 세속주의 정부가 보여준 경제부흥과 민주주의 수립의 실패 등에 기인한다고 한다. 민족주의, 사회주의, 경제개발, 세속주의, 민주주의 … 모두 그럴싸한 비전을 제시하며 인도네시아 민중들에게 잘사는 미래를 약속했지만 어느 하나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현실에 대해 인도네시아의 근본주의자들은 마지막 남은 카드로 ‘이슬람’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라 한다. 그들은 이제 이슬람 종교에 근거한, 부정부패를 물리치고 모든 ‘우마’(공동체)가 함께 나누며 사는 이슬람 이상국가, 파라다이스를 꿈꾼다 한다. 이 집단에서는 여성들을 이 파라다이스의 어머니라고 치켜세우며 파라다이스 건국을 위한 전사들을 많이 생산해 달라고 부탁한다. 여성들은 근본주의를 통해 가지게 된 파라다이스 건국의 어머니라는 정체성에 지금껏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자부심과 삶의 큰 목적을 느끼며 헌신한다고 한다. 그들은 더 많은 전사 생산을 위해 자신들의 남편에게 둘째, 셋째 부인까지 직접 찾아다 바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