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이 책(An Authentic Life, 2008)에는 쉐퍼가 얼마나 성질이 급하고 고약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30년간 정열을 쏟아 부어 일한 라브리 공동체의 뼈 아픈 허물도 크게 캐지 않았다. 우리가 다 인정하다시피 쉐퍼도 한 사람의 죄인으로서 날마다 죄와 싸웠을 것이다. … 특히 쉐퍼는 평생 자신의 약점이라 할 수 있는 지도자로서의 고독과 명예 문제를 다루는 비결을 다음과 같은 시 한 편으로 그의 내면적인 전쟁을 표현한 바 있다.”(성인경)

 

주여, 미끄러운 곳에서 우리의 발을 붙드소서.

친구들이 떠나가 버릴 때.

우리가 어둡고 추운 곳에 외로이 서 있거나,

모든 이들이 “아니야”라고 답할 때.

 

주여, 미끄러운 곳에서 우리의 발을 붙드소서.

친구들이 모여들어 에워쌀 때.

사람들이 미소 띤 얼굴로 요란한 갈채를 보내지만,

그것이 텅 빈 메아리에 불과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