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초췌했다 /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 그 종이를 목에 건 채 / 어린 딸 옆에 세운 채 / 시장에 서 있던 그 여인은.
그는 벙어리였다 / 팔리는 딸애와 / 팔고 있는 모성(母性)을 보며 / 사람들이 던지는 저주에도 / 땅바닥만 내려보던 그 여인은.
그는 눈물도 없었다 / 제 엄마가 죽을 병에 걸렸다고 / 고함치며 울음 터치며 / 딸애가 치마폭에 안길 때도 / 입술만 파르르 떨고 있던 그 여인은.
그는 감사할 줄도 몰랐다 / 당신 딸이 아니라 / 모성애를 산다며 / 한 군인이 백 원을 쥐어주자 / 그 돈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던 그 여인은.
그는 어머니였다 / 딸을 판 백 원으로 / 밀가루 빵 사들고 허둥지둥 달려와 /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_ 장진성,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