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 생각에는 ‘권력당’이라는 정당이 있습니다. 러시아어로 ‘파르차 블라스티’(권력의 정당)이라는 말입니다. … 권력당원의 조건은 권력의 가장 핵심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입니다. ‘사카이야 다이치’처럼 각료가 되거나 또는 정부의 자문의원이 되면 권력당원에서 탈락할 위험성이 있지요. 권력은 어딘가에서 어느 새 교체되니까요. 권력에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항상 권력의 안쪽에 있는 것, 이것이 권력당원의 요건이라서 언제나 건설적인 비판자가 돼야만 합니다. 건설적 비판자라고 해도 반체제적이거나 좌익적이어서는 안 되지요. 제 생각에는 앵커이자 평론가인 ‘다하라 소이치로’는 진정한 권력당원입니다.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웬만큼 독특한 기법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권력당원의 당적을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결코 비꼬는 게 아닙니다. 미디어와 정치를 연결하는 회로로서 권력당원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2. “개인적으로 가장 의구심이 드는 점은 요즘처럼 출판이 불황인 상황에서 혈액형으로 성격을 진단하는 책만은 매우 잘 팔린다는 것입니다. … 혈액형과 성격을 결부시키는 논의가 의미 없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지요. 그런데도 정기적으로 혈액형 성격테스트 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중국,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유럽에서는 나오지 않지요. 왜냐하면 유럽에서는 혈액형과 성격을 결부시키면 금세 나치즘으로 간주될 수 있으니까요.”
3. “헤결은 모순, 대립, 차이라는 개념을 구별하지요. 마르크스가 든 예이지만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 모순이 있어도 협동조합을 만듦으로써 …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립은 한 편이 다른 한 편을 완전히 절멸시킬 때 해소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차이는 해소가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논쟁하는 상대가 ‘당신이 뭐라하든 이것은 내 취향이다’라고 해버리면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될 수 없습니다. 취향은 차이니까요. 차이는 해소될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신의 입장을 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어느 쪽 입장에 서는가에 따라 세계는 다르게 보입니다.”
* 사토 마사루 : 1960년 도쿄 출생으로 일본 도시샤(同志社) 대학 및 대학원 신학부를 졸업했다. 1988년에서 1995년까지 7년간 러-일 대사관에 근무하면서 구소련의 정계, 재계, 학계에 걸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여 주목을 받았다. 1998년에는 외무성 국제정보분석 제1과 주임분석관이 되어 일본 외교의 마지막 숙제라 불리는 북방 4개 섬 반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일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개방적인 외교정책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던 일본 우익 세력의 역풍을 맞아 2002년 배임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된다. 치열한 법정 다툼과 일본 지식인들의 석방 운동에도 불구하고, 결국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형을 선고받고 공직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하루아침에 공무원 신분에서 범죄자로 내몰리게 되자 그때부터 사회적인 발언을 거침없이 토해내기 시작한다. 그는 1심 판결 후 <국가의 덫>을 출간해,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정치적 배경과, 부조리한 검찰, 대중을 선동하는 언론의 선정성 등을 폭로함으로써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이후 활발한 저술 활동과 평론 활동을 펼치면서 일본 논단의 주요 인물로 떠오르게 된다. 저서로는 《국가의 덫》(마이니치출판문화상 특별상 수상) 외에 《자멸하는 제국》(신초 다큐멘터리상과 오오야 논피션상 수상) 《공리주의자의 독서 기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