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들은 지난 10년간 맨땅에 헤딩하며 진보정당 만들었다. 반한나라 전선에 매몰되지 말라? 그래서 남들은 선거 때마다 표 분산시킨다고 몰매를 맞았다. 그동안 철인은 ‘B급’의 이미지를 위해 진보정당보다 늘 “조금 더 왼쪽”에 계시느라 이 모든 번거로움을 모르고 지내셨다. 그러던 분이 지난 10년 동안 올림포스 산정에 오르사 전능하신 플라톤 선생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저리로서 가짜와 진짜를 심판하러 오셨다.”(진중권, 110228)
2. “내가 문제 삼는 건 선거연합 자체가 아니라 지금 진행 중인 선거연합이 과연 진보의 가치를 관철시킬 수 있는 선거연합인가 하는 것이다. 본디 연합이란 자기 정체성을 지키는 걸 전제로 정체성이 다른 집단과 힘을 모으는 전략적 행위다. 정체성을 지키지 못하는 연합은 ‘연합을 빙자한 흡수통합’일 뿐이다. 극우세력의 집권(혹은 재집권)을 막기 위한 선거연합은 ‘비판적 지지’의 이름으로 지난 20년 동안 반복되어왔다. 처음이라면 모를까 20년을 반복한 일이라면 당연히 그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김규항, 110302)
3. 김규항과 별반 차이가 없는 진중권이 자신은 마치 실효적인 양 ‘그래도 현실’을 대변하며 이상에 다가서는 시도를 몽상으로 폄훼하는 것은 비겁하다. 물론 진중권의 비아냥이 가당치 않은 것은 아니다. 김규항의 지사연은 반감을 사기에 무리가 없다. 쟁점의 본질은 선거연합이 아니다. 둘은 동일한 것을 추구하고 있다. 대중을 훈계함으로써 본인의 위신을 높이는 두 사람이 맞붙었고, 양자는 연합할 기세가 엿보이지 않는다. 표리부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