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의 자기의식의 발생근거로서 질료적 근거와 형상적 근거가 있는데, … 이미 학연집단이 고체화되어 학벌주체로 정립되어 있는 한국사회에서는 … 학벌주체성의 형상적 근거를 제거해야 하는 바, 여기서 결정적인 것은 학벌의식 속에 숨겨진 욕망의 싹을 잘라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학벌집단도 권력과 사회적 자본을 독점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공직할당제는 대학들을 전반적으로 평준화하는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354쪽)

_ 김상봉(2004), <학벌사회: 사회적 주체성에 대한 철학적 탐구>, 한길사. 고매한 칸트 전공자의 400쪽 넘는 두터운 ‘공직할당제’ 제안. 적잖은 개념어를 대면하며 철학이 홀연히 허망해졌다. 강준만이 주장하였듯, 대중은 그 무엇보다 먼저 엘리트와 대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