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생마다 환승하는 나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님을 처음 만난 그때가 가장 중요한 환승이었고, 그 다음 대학을 졸업하고 시민운동을 시작했던 24세, 그리고 아름다운재단에서의 3년을 보내고 32세에 이라크 여행을 시작했던 때, 작년에 이 지역(경기도 화성)에 더불어 숲 교회를 개척해서 내려오게 된 41세. 이제 곧 또 다른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겠지요.” 

“저희가 교회(담임: 이도영 목사) 개척을 준비할 때 저희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서울에 많겠지만, 그 가치가 필요한 사람은 지방에 있을 거라는 말에 마음이 움직여서 이곳에 오게 되었는데 … 작년에 이 동네 20대 젊은이들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을 초청하고 전시회와 파티를 열었는데, 그들이 찍어온 사진들과 저마다의 사연을 대하면서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그냥 이마트 직원이 아니라,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존귀함을 발견해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해외에 나가는 어떤 여행보다 저희 동네에소 새로운 누군가를 깊이 만나는 것, 그와 관계를 맺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여행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공간으로서의 여행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지만 거기에 가면 누구를 만날 수 있다는 관계의 여행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한번은 제가 히말라야를 여행하면서 가이드에게 들은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그들은 여행의 기준을 거리에 두지 않고 고도에 두고 여행한다고 했습니다. 즉 오늘 몇 킬로미터를 가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몇 미터를 올라갈 수 있는지 고도를 정하고 산행을 하는 것이지요. 그들이 올라야 할 산은 8천 미터가 넘는 산이기 때문에 고도를 여행하는 사람은 속도에 연연하지 않는 것입니다. 매일 그날만큼의 고도에 맞춰 호흡과 몸을 조율하면서 높은 고도를 견디는 것입니다. 저는 그 후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나 멈춰있는 것 같을 때, 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을 때면, ‘아? 지금 내가 거리를 여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도를 여행하는 사람이다. 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멈춰 있는 것 같지만 하나님께서 지금 나의 고도를 높이고 계시는 중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잠잠히 멈춰 서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바라보고 머물게 하시는 이의 뜻에 따라 머무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_ 임영신 공정여행가(매일성경, 2011. 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