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의 중심축은 예술의 양 극단, 즉 19세기에 최고로 인기 있고 성공한 화가인 전통주의자 ‘에르네스트 메소니에’와 당대에는 한없이 매도당했으나 르네상스 이래 미술사에서 가장 급진적인 변화를 예고한 ‘에두아르 마네’의 대비되는 삶과 예술이다. 뭘 해도, 무슨 그림을 그려도 인정받고 ‘잘 되는’ 에르네스트 메소니에는 치밀한 준비 작업과 세심한 붓질로 성실하게 화폭을 채웠다. 그는 나폴레옹 황제를 찬양했으며 새로운 과학 기술의 영향을 받지 않은 이전 시대의 향수를 그림에 담았다. 그의 작품이 선보일 때마다 비평가들은 환호했고 대중은 서로 어깨를 밀치며 그림을 보러 몰려들었다. 뭘 해도, 무슨 그림을 그려도 욕을 먹고 ‘안 되는’ 에두아르 마네는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 보들레르가 현대성이라고 부른 시대를, 변화하고 발전하는 사회만큼 빠른 붓질로 그렸다. 그의 그림은 명암법과 원근법이 모두 사라진, 평평한 평면이 되었다. 이런 그의 작품이 선보일 때마다 파도처럼 모욕이 쏟아졌고, 심지어 캔버스로 향하는 채찍질로부터 그림을 보호해야만 할 정도였다.”

* 인상주의 운운하였던 것은 <파리의 심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