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하다시피 자유는 불가하다. “다른 것을 통해 불러 일으켜지지 않는” 자존에의 망상은, 우리를 되려 권력의 종복으로 격하시킨다. 세속의 추동을 자기의지로 치환하고 그것을 관철시키고자 늑대처럼 연명하는 것이 인생인가. 인간은 스스로 존재하지 않으나, 그리 되길 원하는 피조물이기에 종국의 선택은 ‘자발적 복종’으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내면의 참주는 욕망의 괴뢰에 지나지 않을텐데, 나는 어찌 살아야 하는가. “쉬운 멍에”를 지고 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