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함은 거대함과 다르다. 위대한 조직의 충분조건은 거대한 위용의 과시를 통해 충족되지 않는다. 거대한 조직은 하향식 통제로 인해 구성원의 다양성을 억압하고, 관리의 명목으로 비효율적 업무를 양산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경직된 규율과 규정에 의거해 개인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행동양식을 결정할 뿐더러, 이에 대한 점검과 검열의 차원에서 허다한 인원을 동원하여 업무를 위한 업무를 수행한다. 베버가 관료제의 폐단을 지적한 바 있으나 문제점은 시정되지 않고 있다.

위대한 조직은 ‘크기에의 충동’에 함몰되지 않는다. 또한 ‘품 안으로’ 세력을 규합하는 데 몰두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행위는 강자와 약자의 지배구조를 고착화하는 동시에 시장의 경쟁압력을 증대시킴으로써 사회관계의 비인간화를 가속화할 뿐이다. 위대한 조직은 본질적인 것에 일치를 추구하되, 비본질적인 것엔 자유를 허용하고 모든 것에 사랑을 부여함으로써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해 일손과 물질을 나눈다. 그리하여 작은 자가 천(千)을 이루도록 한다(사 60:22). 마치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리 하셨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