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노동자들에겐 두 가지 마음이 있다. 하나는 불안하니까 비정규직을 안전판으로 삼고 싶은 마음이고, 또 하나는 인간이 이렇게 살면 안된다, 함께 살아야 된다는 마음이다. 우리의 운동은 그 두 마음 사이에서 출발한다. 더 잘 먹고 잘 살아야 된다, 임금과 노동 조건이 좋아야 된다는 좁은 방식으로만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활동해왔다면 그런 순간에 노동자들을 제대로 조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 다른 현실이 가능하다는 것, 우리가 함께 살 수 있고 변화할 수 있고 희망이 있고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 항상 놀라는 게 그거다. 내 경우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왜 투쟁하게 되었는지 꼭 물어 본다. 열악한 상황에 있으니 필시 임금과 노동 조건 때문일 거라 생각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존심이 상해서이거나 정말 이렇게 사는 건 아닌 것 같아서가 대부분이다. 투쟁이라는 게 인간으로서의 내 삶에 대한 고민, 이제는 굴종하지 않겠다는 자기 표현인 것이다. 임금과 노동 조건보다 더 중요한 건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는 인간다움에 대한 욕망이 있다는 사실이다.”

* 이를 탐하면 분열되고, 의를 구하면 연대한다. 분할지배의 극복은 대의를 옹호함으로써 실현된다. 단, 그것이 인권에 국한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