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는《자본론》에서, 화폐라고 하는 차원을 무시한 고전경제학을 비판하였습니다만, 그것은 동시에 사회주의자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맑스는, 이 화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한 적이 있을까요? 그것에 관하여 그는 아무것도 쓰지 않았습니다. 맑스주의자는 일반적으로, 화폐와 시장을 폐지하고 노동가치를 계산할 것을 주장합니다. 그리고, 러시아 혁명 이후에 그와 같이 실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시장경제를 긍정하는, 그러나 그것이 가져오는 폐해는 국가가 제어하면 된다는 생각(사회민주주의)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 맑스의《자본론》으로부터 그러한 초라한 아이디어밖에 읽어낼 수 없는 것일까요? 제 생각으로는,《자본론》에 보이는 맑스의 인식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율배반입니다. ‘화폐의 덕분으로 교환이 일반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화폐가 없으면 안된다. 그러나 화폐에 의한 교환은 자본의 활동(이윤추구)을 발생시키고, 착취나 불평등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화폐가 있어서는 안된다.’ 이 이율배반은 다른 말로 하면 “시장이 없으면 안된다” 그러나 “시장이 있어서는 안된다”라는 것과 동일합니다. 화폐를 ‘양기(揚棄)’한다고 하는 것은, 말하자면 이 두 가지 요구를 충족시키는 화폐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맑스는 그것에 관하여 아무런 말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자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