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 지하실, 일층, 이층으로 된 한 채의 집이 있고, 각 층의 거주자들 사이에는 어떤 신분의 차이가 있어서 이 신분의 차이에 따라서 살게끔 시설이 되어 있다고 하 자. 이제 인간을 이런 집에 비교해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의 집인데도 즐겨 지하실에서 살기를 원한다는 실로 슬프고도 우스운 현상이 발견된다. 인간은 누구나 정신일 수 있는 소질을 갖고 만들어진 심령과 육체의 종합이다. 이것이 인간이라고 하는 집의 구조이다. 그러나 인간은 지하실에서 사는 것을, 즉 감성의 범주 안에서 살기를 즐기고 있다. 더욱이 그는 지하실에서 사는 것을 단순히 좋아할 정도만이 아니다. 누군가가 그에게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비워 놓았으니 — 실은 그가 살고 있는 집은 자기 자신의 집이다 — 이층에 올라가 살라고 제의하면, 화를 낼만큼 그는 애착을 갖고 지하실에서 사는 것이다.” _ 키르케고르 「죽음에 이르는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