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떻게 제도와 영역들 사이에 통일된 조직 및 운영 원리를 갖춘 상보성을 부여할 것인가.”

2. “스미스, 밀, 마셜에 이르는 고전적 자유주의 경제사상은 만물 만사, 심지어는 극도의 사회적 갈등까지도 모두 상보적 관계로 엮인 경제 질서를 제시해 그려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인간 세상 어디에도 존재한 적이 없는 세계, 폴라니의 표현으로 그야말로 ‘적나라한 유토피아’다. 110년 전 베블런이, 그리고 80년 전 뮈르달이 누누이 강조했듯이 그 세계는 18세기 유럽인들이 가상으로 그려낸 ‘자연법’의 세계일 뿐이다. 영국에서나 미국에서나 19세기 이래 실제로 존재했던 자본주의는 그러한 ‘구자유주의’의 허울을 내걸고 실제로는 온갖 탈법·불법·폭력을 구사하며 오로지 ‘비즈니스’에 골몰했던 공장주들과 로스차일드 가문, 그리고 미국의 ‘날강도 귀족들(robber barons)’이 날뛰던 세계였다.”

3. “20세기 각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경험을 볼 때, 상보성을 담지한 일관된 정치·경제 모델을 건설하는 데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첫째는 기술 발전과 산업구조의 변화를 어떻게 최대한 선도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할 것인가, 둘째는 그러한 각 제도 간에 상보적인 조정을 부여할 수 있게 만드는 가치와 이념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다수 국민의 합의를 어떻게 민주적으로 동원해낼 것인가이다. … 대안적 모델을 건설하는 일은 그것에 이해관계를 갖는 다양한 사회 세력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포섭해 동의시켜낼 것인가를 모색하는, 즉 ‘역사적 블록’을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4. “단순히 이런저런 새로운 정책과 새로운 제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여러 정책과 제도들에 상보성을 부여할 수 있는 일관된 조직 및 운영 원리를 담지한 새로운 정치·경제 모델이 필요 … 신자유주의 모델에 대한 수세적 비판이 아니라 대안적 모델의 구상이라는 능동적·창조적 태도로 전환”

* 어떠한 국가 혹은 사회를 이룰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