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의 이른바 ‘군주론’(Il principe)의 제목은, 이 책이 그의 생전에 출판되지 않은 까닭에, 저자가 붙인 것이 아니다. 마키아벨리는 1513년 12월 10일 자로 친구인 프란체스코 베토리(Francesco Vettori)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책을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단테가 말하기를 사람들이 공부한 바를 잡아두지 않으면 아무런 지식도 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에, 그들[고대인들]과의 대화에서 얻은 바를 기록해서 ‘군주국에 관하여(De Principatibus)’라는 제목의 작은 책자(opusculo)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서 나는 이 주제에 관한 생각에 가능한 한 깊이 탐구하여 군주국의 정의, 군주국의 종류, 군주국의 획득과 유지 방법 및 상실 이유 등의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 이 책자는 특히 새로운 군주에게는 환영받을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가 ‘군주론’이라 부르는 책은 ‘군주국론’이라 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로마사 논고»(티투스 리비우스의 로마사 처음 10권에 관한 논의, Discorsi sopra la prima deca di Tito Livio)에서 이 책을 언급하는데, 이탈리아 어로 ‘principati’(2,1)라 하기도 하고, 라틴어로 ‘de principe’(3,42)라 하기도 하며, “논문(trattato)”(3,19)이라 하기도 한다.

* 마키아벨리가 베토리에게 보낸 편지에서 거론한 단테의 “말”은 «신곡» 천국편 5곡 40-42행이다: “내가 설명하는 것에 그대의 마음을 열고 / 그 안에 집중하시오. 간직하지 못하고 / 이해한 것은 지식이 되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