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이른바 영웅호걸은 반드시 보통사람보다 뛰어난 지조가 있었다. 보통사람은 참을 수 없는 일도 참아내었다. 보통은 욕을 당하면 칼을 뽑아 들고 몸 바쳐 싸우는데 이런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니다. 천하에 대용이 있는 자는 갑자기 일이 닥쳐도 놀라지 않으며 까닭 없이 방해해도 성내지 않으니 이것은 그가 평소 지키는 것이 매우 크고 뜻이 매우 원대해서다. 남에게 보복할 뜻이 있으면서 남에게 자신을 낮추지 못하는 것은 필부의 강함일 뿐이다. 저 노인은 자방의 재주가 넉넉하나 도량이 부족함을 걱정하였다. 그러므로 소년의 강하고 날카로운 기운을 깊이 꺽어버리고 그로 하여금 작은 분개를 참아 큰 계책을 이루게 한 것이다. … 고조가 승리한 이유와 항우가 패배한 이유는 참을 수 있느냐 참을 수 없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 소동파(지음), «마음 속의 대나무: 소동파 산문선», 태학사,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