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넘게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쿠바는 1868년부터 산발적인 독립전쟁을 벌인 끝에, 1898년 승리를 목전에 두었다. 그러자 전황을 관찰하던 미국 국무부는 크게 당황했다. 미국이 쿠바를 미연방에 합병하고자 골몰한 것은 1801년부터였는데, 쿠바가 자력으로 독립을 쟁취하면 미국은 쿠바를 잃어버리게 된다. 미국이 그 고민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유재현의 <담배와 설탕 그리고 혁명>(강, 2006년)에 소상히 나온다. “1898년 미국은 아바나 항구에서 전함 메인호의 침몰을 빌미로 스페인에 전쟁을 선포했다. 이 침몰로 266명이 몰살당해야 했는데 후일 메인호의 침몰은 미국이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국주의적 탐욕을 전쟁으로 채우기 위해 제 나라 군인들의 목숨을 바다 밑으로 수장해버렸다.” 미국은 스페인 함정이 어뢰 공격을 했다면서 선전포고를 했고 스페인은 석 달도 견디지 못하고 쿠바와 함께 푸에르토리코·필리핀·괌을 덤으로 미국에 양도해야 했다. 미국은 때늦게 뛰어들어, 쿠바인에게 가야 할 승리를 가로챘다. 천샤오추에의 <쿠바, 잔혹의 역사 매혹의 문화>(북돋움, 2007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1899년 1월1일 스페인은 정식으로 미국에 쿠바를 이양했다. 쿠바인들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30년간 치열한 투쟁을 벌인 끝에 스페인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났지만 다시 미국의 신패권주의하에 50여 년을 보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