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는 전후 구조적 문제에 대처하는 데 소홀한 채 각국이 너나 할 것 없이 긴축기조를 유지한 것이 대공황을 몰고 온 것이다. … 국제적 금본위제를 지키기 위해 여러 나라가 동시다발적으로 긴축했기 때문이다.”
“통화를 상대적으로 과대평가한 나라는 통화가치 유지를 위해 긴축정책을 써야 했다. 영국이 대표적인 예다. 영국은 지난 시절 화려했던 국제적 위신만을 생각하여 경제적 근거도 없이 파운드화 가치를 전쟁 이전 수준으로 높여 금본위제에 복귀했다. 고평가된 통화가치를 유지하려면 긴축정책을 써야 한다. 영국은 수출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자율은 치솟고, 공장들은 문을 닫았다. 그리하여 영국은 대공황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미 실업이 엄청나게 늘었다.”
“긴축은 물가하락을 가져오고 이것이 실질금리, 실질임금 상승, 투자위축, 실업증가로 이어진다. 또한 물가가 하락하면 자산가치가 하락, 실질부채가 증가하고, 은행에 부실채권이 누적된다. 여기에 정보비대칭과 함께 역선택이 추가되면 금융경색과 은행위기가 발생한다. 금융위기는 다양한 경로로 실물공황을 야기한다.”
* 양동휴(2009). 대공황 시대. 살림. 11~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