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자누스가 신과 세계와의 관계, 그리고 세계와 인간 정신과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도입한 함축Complicatio과 구현Explicatio”(카시러)
“한 시대의 철학은 전체 상황이 품고 있는 정신적 본질을 함축하며 다양한 전체상을 포괄하여 결국 단일 초점, 즉 스스로를 인식하는 개념sich wissende Begriffe으로 수렴된다는 헤겔의 전제는 초기 르네상스 철학사에는 걸맞지 않은 것 같다. … 르네상스 철학을 하나의 통일체로 파악하려면 우선 니콜라우스 쿠자누스Nikolaus Cusanus를 이해하여야만 한다. 왜냐하면 콰트로첸토의 제철학적 조류나 경향 중에 오로지 그의 논조만이 다양하기 이를 데 없는 광선들이 수렴하는 ‘단일 초점’을 제시함으로써 위에서 언급한 헤겔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쿠자누스는 당시 사상가로서는 유일하게 문제 전체를 단일한 방법적 원리에 입각하여 파악하고 해결하였다. 그의 사상은 중세적인 총체성의 이념에 걸맞게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전 우주를 포괄하는 것으로서 실로 전 분야를 망라한 것이었다. 그는 사변적 신학자인 동시에 사변적 수학자였으며 정역학靜力學과 일반 운동 이론뿐만 아니라 천문학과 천문지, 교회사와 정치사, 법제사와 일반 정신사 등에 두루 관심을 쏟았다. 그는 이 모든 분야에서 빼어난 학자였으며, 전 분야에 걸쳐 고유한 업적을 남겼으되, 결코 특수화나 고립화에 빠지는 법이 없었다. 그것은 쿠자누스가 추구하였던 것이 단순히 단일 지적 체계에 부합한다거나 다른 분야와 단지 파생적으로 통일체를 형성하는 그와 같은 것이 아니라, 그의 첫 철학적 저술인 De docta ignorantia에서 표방한 근본 문제에 대한 부단한 심화와 해석이었기 때문이다.”
* 모든 변인을 아우르려는 야망을 폐하고 근원에 천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