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를 위한 시민의 열망을 담아낼 수 있고 유권자들의 자발적 조직화를 가능하게 하는 몇 가지 제안을 내놓은 적이 있다.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 허허벌판 모양의 누리집을 하나 만든다. 사람들은 이명박 정권에 분노할 때마다, 정권교체를 원할 때마다, 그들이 우리를 계속해서 지배할 가능성에 소름이 끼칠 때마다 이 누리집에 들러 한 번의 클릭을 남긴다. … 사람들이 한 번 클릭할 때마다 물방울 하나가 생겨나게 해보자. 머지않아 이 물방울들은 강이 되고, 이 열망의 강은 열망의 숲을 따라 흐르면서 점점 더 도도한 물결이 된다. 이 도도한 물결의 끝에는 4대강을 가로막은 보라도 하나 세워둘 일이다. 정권 초반에 민심의 강을 가로막은 광화문의 컨테이너처럼 정권 후반에 4대강을 가로막은 보들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정권교체를 원하는 강물에 하나하나의 물방울로 담긴 시민들의 열망이 충분히 강하다면 이 보는 어느 날 터지게 될 것이다. 만약 대선 전날 이 보가 터지기라도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숲이 되었든 강이 되었든 공통점은 수많은 사람들의 열망이 모두 모여서 거대한 전환을 만들어내며, 그 모든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모두가 언제든 함께 경험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가상공간에 생겨난 숲과 강이 뭘 해주겠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얼마든지 있다. 사람들에게 보통사람의 참여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실감하게 해주고, 나 같은 사람이 수없이 많이 있음을 알게 해주고, 함께 만들어내는 변화에 전율을 느끼게 해주고, 정권교체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해주며, 결국에는 투표하게 해준다. … 보수성향 유권자들은 역사상 가장 단단히 결속해 있는 상태이며 기를 쓰고 투표소에 갈 것이다. 본선 때가 되면 또다시 투표율이 관건이 된다는 뜻이다. 시민들의 열망을 어떻게 조직화해서 투표소까지 함께 갈 것인가.”(장덕진, 한겨레 2012. 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