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공부하고 중간 중간 쉬어줘야 가장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학습 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학습한 내용을 더 오래, 더 잘 기억한다. 잠자는 동안 뇌는 깨어있을 때 학습한 내용을 복습하면서 이것을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재구성하고, 뇌의 여러 가지 화학물질은 기억의 응고화를 돕는다.”

“정보가 장기기억에 저장되는 것은 작업기억과 다른 원리를 따른다. 뇌는 서로 연결된 수많은 신경세포들로 이뤄져 있다. 지식은 이 신경세포들의 연결 패턴을 통해 저장된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 신경세포의 연결 패턴이 바뀐다. 이 변화 과정을 응고화(consolidation)라고 한다.”

“응고화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세포 수준의 변화는 짧으면 몇 분, 길어도 몇 시간 내에 상당히 이뤄지지만, 더 넓은 범위의 변화는 길면 몇 년까지도 걸린다. 새로운 정보를 빨리 빨리 장기기억에 저장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뇌의 생물학적 특성상 그렇지도 않다. 컴퓨터 모의실험을 해보면, 새로운 정보가 너무 빨리 저장되면 기존의 정보가 파괴되는 파국적 간섭(catastrophic interference)이 일어난다.”

“‘응고화’를 처음 발견한 독일의 심리학자 뮐러와 필체커는 간단한 방법으로 공부한 내용을 잊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단어 목록을 학습시키고 6분 후에 시험을 보았다. 사람들은 6분 전에 외운 단어를 56% 기억해냈다. 그런데, 학습과 시험 사이에 다른 단어들을 학습시키거나 풍경화를 보여주고 묘사하라고 시키면 정답률이 24%로 뚝 떨어졌다. 단어들을 공부하면 신경세포들의 연결 패턴이 천천히 변하면서 응고화가 이뤄진다. 이 때 다른 공부나 또는 머리 쓰는 일을 하면 응고화가 방해 받는다. 그래서 앞서 공부한 단어들에 대한 기억이 훼손되는 것이다. 이렇게 뒤이은 학습이 앞선 학습한 지식의 기억을 손상시키는 것을 후행 간섭(proactive interference)이라 한다. 공부한 내용이나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공부한 뒤 보통 10분에서 1시간 정도 쉬어야 기억이 충분히 굳어져서 이런 간섭이 일어나지 않는다.”